부채부담 경감, 이익 개선 기대로 관련주 들썩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금리인하 발표(21일) 후, 첫주(24~28일) A증시가 8%가까운 급등세를 나타낸 가운데 A증시 상장사들도 금리인하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금리인하에 따라 자금조달 비용과 부채가 줄면서 실적 향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시보(證券時報)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 A증시 상장사 2000여곳의 이자발생부채가 10조7800억 위안(약 193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민은행이 이번에 대출 기준금리를 0.4%포인트 낮추면서, A증시 상장사가 연간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431억 위안(약 7조74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3분기(1~9월) 2000여개 A증시 상장사 총 순이익(7758억 위안=한화 약 139조원)의 6%에 가까운 금액이다.
◆빚더미 국유대기업 금리인하 호재에 '함박웃음'그래픽: 송유미 기자.
인민은행의 기습 금리인하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A증시 상장사는 대형 국유기업이다.
그 중에서도 부채 규모가 큰 대형 국유정유사 페트로차이나(601857.SH)와 시노펙(600028.SH)에 금리인하가 가장 큰 호재가 될 전망이다.
3분기 말,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의 이자발생부채는 각각 5241억 위안(약 94조원), 3436억 위안(약 62조원)에 달했다.
대출 기준금리가 0.4%포인트 낮아지면서,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은 각각 연간 21억 위안(약 3770억원), 14억 위안(약 2500억원)에 육박하는 이자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건축(中國建築 CSCEC 601668.SH), 중국교통건설(中國交建 601800.SH), 중국중철(中國中鐵 601390.SH)도 각각 연간 10억5000만 위안(약 1885억원), 9억8000만 위안(약 1759억원), 8억8000만 위안(약 1580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이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 소식에 이들 5개 상장사의 주가도 급등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중에서 중국중철은 이번주(11월 24일~27일) 주가가 9% 넘게 올랐다.
◆부동산·화학공업·건축·전력 금리인하 수혜 '톡톡'
이렇듯 금리인하 호재로 부채율이 높은 상장사는 영업실적이 크게 상향될 것으로 기대된다.
화룽(華融)증권 애널리스트 이화창(易華強)은 "금리인하가 부채율이 높은 부동산 업계에 호재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금조달 및 재무비용이 줄면서 경영상황이 호전되는 한편, 낮아진 부동산 금리로 인해 거래가 증가하면서 시장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부동산 개발업체 양광청(陽光城 000671.SZ)은 부채율이 무려 90.96%에 달하는데, 금리인하 후 이자경감 효과가 7963만 위안(약 14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이 업체 1~9월 순이익의 12%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동산 외에도 ▲화학공업 ▲철강 ▲건축 등 업종도 부채율이 높아 금리인하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제노(齊魯)증권 애널리스트 옌윈(燕雲)은 "올해 3분기 기초화학공업의 부채율은 58.9%로 타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하반기들어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인하되면서 기초화학공업 업계의 영업상황 호전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금리인하로 인해 기초화학공업 전체 순이익의 3.45%에 달하는 이자경감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특히 불소화학, 질소비료, 폴리에스테르 등 업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금리인하로 호재가 예상되는 화학공업 관련 상장사는 ▲류궈화공(六國化工 600470.SH) ▲화창화공(華昌化工 002274.SZ) ▲젠펑화공(建峰化工 000950.SZ) ▲란타이스예(蘭太實業 600328.SH) ▲궈퉁관예(國通管業 600444.SH) ▲헤이마오구펀(黑貓股份 002068.SZ) 등이 있다.
건축과 전력 업종 역시 수혜가 기대된다. 은하(銀河)증권 애널리스트 바오룽푸(鮑榮富)는 금리인하로 A증시 건축 상장사의 재무비용이 35억 위안(약 6290억원) 절약돼, 세후 순이익이 3.28%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축 업종 중에서도 수리(水利)와 수력발전, 철골구조, 도로 및 교량 공사 등이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전력 업종도 부채율이 높은 자본집약형 산업으로 금리인하가 상당한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발(廣發)증권 애널리스트 궈펑(郭鵬)은 "업계 평균 자금비용이 0.35% 줄면서 화력, 수력발전 상장사 전체 순이익이 각각 4%, 2.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관련 상장사 중 금리인하에 따른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로 전문가들은 광안아이중(廣安愛眾 600979.SH) ▲다탕발전(大唐發電 600979.SH) ▲첸위안전력(黔源電力 002039.SZ) 등을 꼽았다.
◆지방정부 빚 부담 경감
금리인하는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는 지방정부에도 반가운 오아시스가 될 전망이다.
중국 심계서(감사원)에 따르면, 2013년 6월 말 기준 지방정부가 상환해야 할 부채가 10조8000억 위안(약 19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발채무까지 더하면 지방 부채규모는 17조9000억 위안(약 3216조원)에 이른다.
베이징(北京), 충칭(重慶), 구이저우(貴州), 윈난(雲南), 후베이(湖北), 상하이(上海), 지린(吉林) 등 지방정부의 총 부채율이 무려 80%를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1일 인민은행이 안정성장 실현과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한다고 밝혔듯이, 전문가들은 금리인하로 지방정부도 적지않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 부채 17조9000억 위안 중 은행대출은 10조1200억 위안(약 1820조원)으로 56.56%를 차지한다. 1년 대출 기준금리가 0.4%포인트 내리면서, 지방정부는 404억8000만 위안(약 7조2800억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