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의 전략에서 보면 한 덩어리..서로에겐 적”
[뉴스핌=김기락 기자] LG유플러스가 자회사인 미디어로그가 판매하는 중국 화웨이 X3(사진) 판매를 결정, 모기업과 자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나섰다. 미디어로그는 알뜰폰 사업자로, X3를 판매했으나 부진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가 중국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SK텔레콤과 KT가 합류할지 주목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일 화웨이 스마트폰 X3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X3 출고가는 33만원으로, 89.9요금제 사용 시 공시지원금 28만5000원을 지원해 4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X3는 미디어로그가 10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미디어로그는 지난 7월부터 알뜰폰 사업에 손을 댔다. X3는 고사양을 갖춘 최신 스마트폰이지만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미디어로그가 9월 말 X3 판매 가격을 52만8000원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미디어로그는 결국 지난달 말 33만원으로 판매 가격을 낮췄다. LG유플러스도 X3를 출시하면서 자회사 판매 가격에 맞춘 것이다. X3는 5인치 풀HD 터치스크린에 LTE Cat6(광대역 LTE-A)를 지원하고, 기린(Kirin) 920 옥타코어 프로세서, 2GB 용량의 RAM과 16GB 내장 메모리, 안드로이드 4.4 킷캣 운영체제(OS)가 탑재됐다.
이통3사는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삼성전자 및 LG전자, 팬택 등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해왔다. 단적으로 베가아이언2의 경우 78만3200원에서 35만2000원으로 내렸다. X3와 국내 스마트폰 가격 차이가 없는 셈이 됐다.
김상수 LG유플러스 상무는 “LG유플러스가 미디어로그 대비 판매 채널이 많은 만큼, 모회사와 자회사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위해 LG유플러스가 X3를 판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중국산 단말기를 판매하면서 SK텔레콤과 KT가 합류할지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 및 애플 등 국내 제조사와 미국 단말기 중심의 경쟁 속에 중국산 단말기가 본격 진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사는 일단 시장을 지켜본 후 도입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외산폰 도입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검토 중”이라며 “화웨이 단말기 도입은 예정에 없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도 “경쟁사가 중국산 단말기를 출시한 만큼, 시장을 보고 있지만 (화웨이 단말기)의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통신경쟁정책과 관계자는 “이통 시장은 모기업과 자회사 관계라도 서로의 가입자를 안 뺏고, 경쟁사 가입자를 뺏어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경쟁 관계”라며 “그룹의 전략에서 보면 한 덩어리일 수 있겠으나 모기업이든, 자회사든 서로에게 적”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