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례회의에서 승인날 듯
[뉴스핌=노희준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LIG손해보험 인수에 대해 한시름을 놓게 됐다. ′KB사태′에 대한 책임론 차원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실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전원 물러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사외이사들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꽉 막혀있던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문제에 청신호가 커졌다. 이르면 오는 24일 승인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10일 서울 명동 국민은행 본점에서 리스크관리위원회 직후 간담회를 갖고 "사외이사 일동은 사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다만 경영연속성을 감안해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7명 사외이사 전원이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신성환 이사를 제외하고 황건호, 김영진, 조재호, 김명직, 이종천, 김영과 이사 등 총 6명이 참석했다. 오는 12일 임시 이사회에 앞서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사외이사들은 직전 간담회까지만 해도 거취에 대한 통일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이날 사외이사들이 전원 용퇴를 결정하면서도 내년 3월 주총까지 직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실제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필수 이사회 관련 소위원회는 감사위원회(감사위)와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감추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등 3가지다. KB금융 정관을 보면, KB금융의 사외이사는 최소 5명이 필요하다. 또 주총에서 선임하는 감추위는 3명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 안팎에서는 현실적으로 사외이사 전원 사퇴로 인한 이사회 공백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모든 사외이사가 연임을 포기하되 결국 감사위원을 중심으로 5명의 사외이사가 내년 주총까지 남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다만, 5명의 사외이사를 고르는 문제가 미묘하다는 점 등에서 전원 공동의 행동을 하기로 사외이사들이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7명의 사외이사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KB금융 사외이사 9명 전원은 사실상 KB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앞서 이경재 전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21일, 고승의 교수는 이달 5일 이미 사퇴한 바 있다.
사외이사 전원이 사퇴함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진 금융당국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 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됐다. 금융당국이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용퇴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일괄 사퇴 결정에 대해 "KB사태 관련해서 사외이사들이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일정부분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LIG손보 승인여부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금감원 검사결과를 받아볼 것"이라면서도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상 그간 문제 삼은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즉각 사퇴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그것은 이사들이 논의해 결정할 사항"이라며 "연말, 연초에 이사회가 돌아가야 하는 상황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 즉각 사퇴하지 않은 부분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금융위는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 안건을 오는 24일 전체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앞의 고위 관계자는 "(관련 안건은) 연내 결정한다고 했으니 24일에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