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 및 러시아 증시 추가 하락시 영속성 낮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제동이 걸리지 않는 루블화 하락에 러시아 갑부들이 해외 자산 매입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통화 가치 하락에 따른 자산 평가절하 및 손실 리스크를 회피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고액 자산가들의 타깃으로 부상한 자산시장 가운데 하나가 런던 부동산 시장이다.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루블화 하락이 멈추지 않자 최근 들어 매수 움직임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런던 주택 시장[출처:월스트리트저널] |
보샴 에스테이트의 게리 허샴 대표는 “런던 주택 시장에 2000만파운드 이상 투자하려는 러시아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들은 필사적으로 매수 기회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뿐 아니라 런던의 상업용 부동산도 러시아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자산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중국 투자자들과 행보를 같이 하며 러시아 갑부들이 임대용 부동산과 상업용 자산 매입에 공격적으로 달려들고 있다는 얘기다.
런던의 고가 부동산 자산 매매가 2분기 들어 가파르게 늘어난 데서도 러시아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행보를 엿볼 수 있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나이트 프랭크의 카티야 옌코비히 애널리스트는 “지난 11월 투자 물건을 찾아 나선 러시아 고객의 방문 건수가 13% 급증했다”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 업체인 록스톤의 베키 패테미 매니징 디렉터도 “올해 러시아 고객 수가 두 배 늘어났다”며 “특히 루블화가 급락하기 시작한 이후로 러시아 투자자들이 대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에도 러시아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들 중 상당수가 1억파운드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투자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 고액 자산가의 런던 부동산 매입이 곧 한계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루블화 가치가 추가로 떨어질 경우 런던 부동산 매입에 따르는 부담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사자’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중개사 이무브의 러셀 커크 대표는 “루블화뿐 아니라 러시아 주가도 급락하고 있어 고액 자산가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이들의 구매력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런던에서의 부동산 투자 열기가 조만간 식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