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한 주에 855만원. 현재 액면가 100원인 제일모직 주가를 5000원으로 환산한 금액이 이렇다. 올라도 너무 올랐다.
지난 2일 17만1000원으로 마감된 제일모직이 현 액면가 수준(100원)을 5000원으로 환산할 경우 85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상장기업 중 초고가주 선두로 주당 1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제일모직이 지금까지 5000원 액면가 기준 초고가주 선두를 달리던 NAVER를 상장 10거래일도 안돼 제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주당 20만원을 웃돌며 액면가 5000원 기준 1000만원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내다봤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종가 기준 액면가 5000원 환산시 초고가주는 제일모직(855만원), NAVER(731만원), SK C&C(576만2500원), 메디톡스(324만원), 삼성SDS(318만원), 현대글로비스(308만5000원) 순이다. 주당 300만원을 웃도는 상장사가 6개인데 메디톡스를 제외하곤 모두 코스피 상장기업이다.
<지난 1월2일 종가 기준 액면가 5000원 환산시 초고가주 상위사, 한국거래소 집계> |
이로써 지난해 하반기 초고가주 순위가 최근 한두달새 크게 바뀌었는데 이는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제일모직, 삼성SDS)의 상장이 주된 요인이다. NAVER가 제일모직 상장으로 2위로 밀려났고, 삼성SDS가 상장이후 단숨에 5위로 오르면서 현대글로비스도 6위로 내려앉았다.
액면가를 배제한 현 주가 수준만으로 초고가주, 황제주에 등극하며 시장 관심을 모았던 아모레퍼시픽(주당 233만원)과 롯데제과(177만원), 롯데칠성(148만원) 등은 액면가 환산시 각각 9위, 13위, 15위 수준에 불과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증권가에선 낮은 액면가 효과가 진가를 발휘하는 상황으로 풀이했다. 다시말해 액면가가 높을수록 시가총액 비중은 컸지만 거래량은 저조한 반면 액면가가 낮을수록 주가 및 거래량이 우세하다는 논리다.
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초고가주(50만원 이상 종목) 특징을 분석한 결과, 초고가주 중 액면분할을 실시한 SK텔레콤과 제일기획의 경우 이후 장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르고 거래량이 증가했다"며 "이같은 현상은 해외 역시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액면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어 무액면주식 발행이 허용된다. 이에 액면분할이 아닌 주식분할 개념이 적용되는데, MS와 월마트의 경우 지금까지 9번, GE는 6번, 포드와 애플은 각각 5번, 4번의 주식분할을 실시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미국내 시총상위 종목 중 90%는 주식분할후 주가 및 거래량이 호조세를 보였고 일본의 경우 시총상위 중 63%가 주식분할 후 주가와 거래량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한국과 미국의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애플만 봐도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애플이 주식분할을 통한 주가관리와 배당확대로 주가와 거래량에 있어 삼성전자를 압도하는 모습이다.<그래프 참조>
한편 제일모직은 5일 개장후 기관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이 시각 현재 6%대 급락, 16만원대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