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국제 유가와 함께 동반 급락했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뚫고 내려간 데 따라 관련 종목이 가파르게 내리 꽂혔고, 이는 증시 전반의 ‘팔자’를 부추겼다.
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가 327.75포인트(1.84%) 급락한 1만7505.50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도 37.40포인트(1.82%) 하락한 2020.8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 역시 74.24포인트(1.57%) 떨어진 4652.5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폭락을 야기한 것은 유가 하락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 인도분은 장중 5% 이상 떨어지며 배럴당 49.91달러까지 밀렸다. 이는 5년6개월래 최저치에 해당한다.
월가의 유가 전망치는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진 상황. 공급 과잉 문제에 이른바 그렉시트 사태에 따른 투자심리 냉각으로 인해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섹터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에너지 섹터가 10%에 이르는 낙폭을 기록했다. 또 산업재와 금융 섹터도 2% 이상 떨어졌다.
종목별로는 석유 관련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엑손 모빌과 셰브런 등 주요 석유 업체의 주가가 일제히 3~4% 선의 하락을 기록했다. 캐터필러 역시 5% 폭락, 1년래 최저치로 밀렸다.
서클 스퀘어드 올터너티브 인베스트먼트의 제프 시카 대표는 “유가 하락은 글로벌 원유 시장의 수급 상황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유가 하락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독일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로존 디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게 고조됐다.
지난해 12월 독일 인플레이션은 0.1%를 기록, 전월 0.5%에서 상당폭 떨어진 동시에 2009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이와 함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역시 주가 하락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ITG의 브라이언 펜스케 트레이딩 헤드는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거나 떨어질 때 투자 심리가 대폭 위축되게 마련”이라며 “다만, 이날 유가 하락이 추세적인 흐름을 반영하는 것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졌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낙관적인 전망이 꺾이지 않고 있다. 주가가 연말까지 8% 선의 상승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S&P캐피탈IQ의 리처드 피터슨 디렉터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기업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높다”며 “이에 따라 주가가 저항력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