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적 금융서비스로 현지인 공략 승부수
[뉴스핌=한기진 기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중국법인이 통합한 ‘하나은행 중국 유한공사’의 총자산은 450억 위안(약 7조8000억원)이다. 지점은 30개, 현지인 직원 775명을 포함해 총 직원수가 834명에 달한다. 지금은 총자산이 14조원으로 성장한 전북은행의 2010, 2011년 수준. 하나은행 중국 현지 법인의 규모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지방은행에 못지 않은 수준인 셈이다.
외형상 보면 우리나라 지방은행이 수행하는 지역기업의 금융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한 삼성, 현대차와 같은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은 녹녹하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국내 금융기관 거래가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성규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은 “글로벌 자산규모 1위 은행인 공상은행을 중심으로 한 중국계 은행, 전 세계 수 많은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HSBC 등의 외자계 은행보다 국내은행은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자본규모가 미약하고 영업망과 인력과 같은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해 한국계 대기업의 금융거래가 이탈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15일 중국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현지 법인이 통합해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가 출범했다. 사진 왼쪽부터 지성규 중국 통합 법인장, 당국흥 전 길림은행 동사장, 김정태 회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직무대행. |
중국 현지 금융규제나 시장상황도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예금금리가 25bp 내린 2.75%, 대출금리는 40bp내린 5.60%로 금리가 내리고 금리경쟁이 심화돼 이자수익이 감소하는 것은 모든 은행이 동일한 조건이라 감내할 자신이 있다.
그러나 중국당국이 브랜드 인지도에 따라 차별하고 있다는 점은 견디기 어렵다. 지성규 은행장은 “중국당국이 금융개혁을 추진하면서 상품 라이선스 취득에 차별적인 규제를 적용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외국계은행에 미치는 영향이 커, 새로운 수익원 모색 등 다양한 위기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직접금융과 자금조달채널 확대에 따른 은행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상해 철강재 사기사건, 청도항 원자재 금융 사기사건 등 신용리스크 증가에 따른 부실대출도 늘고 있어 중국당국의 자본규제와 관리감독 강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뚫기 위해 하나은행 중국 유한공사가 택한 길은 한국계 은행만의 경쟁력인 금융서비스의 신속함과 정확성을 살리고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지 은행장은 “중국 공민과 기업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서 “한국계 은행 중 최초로 개인 신용대출 취급, 방카슈랑스 판매, POS 결제계좌 집금 등 리테일 업무 확대에 노력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신용카드 사업 진출, 중국 내 금융 자회사 설립, 타 금융기관 지분 투자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