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 기업, 더 이상 수익 안전판 아냐..."3년 순환근무 개선돼야"
[뉴스핌=노희준 기자] 아시아의 금융허브 홍콩 시장이 변화고 있다.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도 동북아 금융중심지로의 위상은 굳건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으로 홍콩에 진출한 은행(국내, 로컬, 해외)은 지점이 145개, 법인이 57개, 사무소가 62개 등 이미 총 264개에 이르렀다. 그만큼 국내 은행권의 공략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현지 목소리다. 국민은행 홍콩 현지법인은 리테일(소매금융)은 하지 않고 기업금융과 IB금융(투자금융)만 하고 있다.
홍콩 현지 진출 국내은행, 2014년 9월말 현재 <자료=금감원> |
이경렬 국민은행 홍콩현지법인장은 "국내은행들은 대개 담보나 모기업 보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외국계 은행이 국내은행보다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며 "애초에 타깃이 될 수 없는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1차, 2차 벤더조차도 외국계 은행의 침식을 당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삼성 등 대기업은 금리 측면이나 영업 측면에서 외국계 은행에 비해 경쟁력이 없는 현지 국내은행을 쓰지 않는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 외에 현지 은행 대비 경쟁력을 갖춘 영역을 중심으로 현지 기업과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법인장은 "현실적으로 IB를 한다고 할 때도 국내은행이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등과 경쟁할 수 없다"며 "글로벌 IB가 접근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발굴해야 한다, 구조화금융이나 한국기업과 관련한 IB(유가증권 인수 및 주선,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등에서 시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지 실정에 부합하는 인사(HR)시스템, 기업금융전담역(RM)제도, 성과보상시스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3년 순환근무 체제에서는 준비하는 데 1년, 돌아오기 전에 1년을 빼면 실제 제대로 현지에서 활동하는 기간은 1년 남짓이라는 설명이다.
이 법인장은 "외국계 은행은 해외에서 아예 사는데 국내처럼 인력이 3년마다 바뀌어서는 경쟁하기 벅차다"며 "현지의 우수한 RM직원을 뽑아야 하지만, 국내 은행의 성과급상 그에 걸맞은 인센티브를 주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