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그룹은 사실상 별개의 그룹으로 경영돼 왔지만 지배구조로 보면 이들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것이 바로 일본 롯데다. 이번 신동주 부회장의 해임에 롯데그룹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8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 부회장의 해임은 다양한 추측을 불러오고 있다. 일본 롯데는 물론 국내 롯데그룹에서도 명확한 이유와 상황을 공개하지 않아 갖가지 추측만 무성하다.
부친인 신 총괄회장과의 갈등이 전격 해임을 단행하게 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구체적인 이유와 향후 신 부회장의 행보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신 부회장의 해임 이후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바로 일본법인 광윤사(光潤社)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7.6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사실상 일본 롯데를 지배하는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사실 광윤사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일본의 롯데 계열사들은 모두 비상장사로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비상장사의 주주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현재 알려진 것은 신 촐괄회장이 광윤사의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라는 점과 '동주·동빈' 형제가 각각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는 점 정도다.
재계에서는 이 광윤사의 지분 향방이 향후 롯데그룹의 차기 경영권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의 지분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분을 어떻게 증여하느냐에 따라 향후 2세 경영권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지분 분배가 끝난 국내보다는 일본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경우 신 회장의 지분율은 13.46%, 신 부회장은 13.45%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에 따라 향후 이들 형제의 경영권이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 신 부회장은 여러 측면에서 형제간 경영권 승계에서 배제된 것처럼 보이고 있다. 이사회 결의를 통한 계열사 3곳의 해임이라는 ‘초강수’는 물론이고 동생인 신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의 회장을 맡는 동안 여전히 부회장에 그쳐왔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롯데그룹 형제의 지분 경쟁 등이 이슈가 됐던 만큼 최근 인사의 영향은 어떤 형태로든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신격호 회장이 고령인 만큼 2세 구도가 어떻게 될지는 신중히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