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유가 하락에 또 한 번 발목을 잡혔다. 에너지 섹터가 가파르게 떨어진 가운데 주요 지수가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알코아를 필두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익 전망치가 크게 하향,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91.29포인트(0.52%) 내린 1만7645.95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는 16.33포인트(0.80%) 떨어진 2028.48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39.36포인트(0.84%) 하락한 4664.71에 거래를 마감했다.
에너지 섹터가 3% 가까이 하락,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업종 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국제 유가는 장중 5% 가까이 급락하며 배럴당 45달러선으로 밀린 뒤 46.07달러로 낙폭을 축소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골드만 삭스가 올해 브렌트유 평균치 전망을 배럴당 55달러로 제시, 종전 예상치에서 15달러 하향한 데 따라 유가가 하락 압박을 받았다.
반면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연말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 주식 전략가는 “주가가 연초 큰 폭으로 등락하고 있다”며 “이 같은 변동성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건강한 시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업계 전문가는 4분기 기업 이익이 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섹터 실적 부진이 전반적인 이익 증가율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올해 1분기 이익 증가율 역시 2% 선에 머무를 것이라고 시장 애널리스트는 내다보고 있다.
R&A 리서치 앤 애셋 매니지먼트의 오토 와이저 최고투자책임자는 “주식시장이 방향을 찾지 못하는 것은 국제 유가 급락의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릴 것인지 판단이 엇갈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엑손 모빌과 셰브런이 각각 2% 가까이 떨어졌고, 트랜스오션 역시 4%에 이르는 낙폭을 기록했다.
보석 업체 티파니도 10% 이상 폭락했다. 이번 연말 쇼핑시즌 매출이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 하락 압박을 받았다.
반면 헬스케어 섹터는 강세를 나타냈다. 브리스톨 마이어 스퀴브가 4% 뛰었고, NPS 제약이 8% 폭등했다.
이 밖에 요가복 업체인 루루레몬이 8% 가까이 뛰었고, 모바일 데이터 스토리지 업체인 샌디스크가 부정적인 매출 전망을 악재로 10% 이상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