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보접근성', 민간 '상업성' 강조.. 조율 필요
[뉴스핌=이영기 기자] 혁신경제를 위한 금융위원회의 업무계획에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M&A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특화 증권사 육성이 주요내용으로 담겼다.
당국은 M&A특화 증권사 육성에서 정보 접근성에 무게를 두는 반면 금융투자업계는 상업성을 높이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차이가 있지만 당국이나 시장 모두 중기 M&A특화 증권사(IB)가 육성돼야 한다는 데는 같은 입장이다.
이에 의견 조율만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2~3개월내에 어떤 형태의 특화 증권사가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IBK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금융위> |
15일 금융위는 '혁신경제 업무보고'를 통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M&A시장 개척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특화 증권사를 육성키로 했다.
올해 상반기중에 제시될 '모험자본 활성화 방안'에 구체적인 방안이 담기겠지만, 우선 금융위는 중기/벤처 M&A 실적, 특화인력 보유수준, 특화업무 수행전략 등을 고려해 중기M&A특화 증권사를 선정하고 여러가지 지원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증권사는 중기 M&A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와 경영컨설팅, 자금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금융위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기업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한 기관, 예를들면 중기청 모태펀드나 IBK중소기업은행 등과 중기M&A특화 IB를 연결함으로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M&A를 촉진하겠다는 취지를 강조하고 있다.
말하자면 정보기반의 시장선도 IB를 키운다는 것.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아직 참여키로 확정한 증권사는 없지만 이쪽에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은 꽤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IBK기업은행 자회사인 IBK투자증권과 코넥스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키움증권 등을 그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도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지만 설립 취지대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공적인 차원에서 정부안에 수긍이 간다"며 "코넥스 상장에서 IBK투자증권이 수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의 M&A를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 M&A장터를 세워 정보를 한 곳에 모으자는 등의 시도가 있었지만 기업 소유권이 오고가는 문제라 비밀보장의 문제 등이 있어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대목이라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우선 상업성이 없으면 매물정보가 다수에게 퍼지고 계약 체결(딜)의 성사 가능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비밀보장의 문제 등이 해결되기 위해서라도 상업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커머셜 베이스(상업성)로는 여태껏 중기/벤처 M&A가 그렇게 호응받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상업성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금융투자업계 전반이 이런 입장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현실적으로 중소기업들에 대한 M&A에서 증권사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인건비 정도로 적은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M&A 성공 수수료가 거래금액의 0.5%수준으로 보면, 1000억원 규모의 거래가 성사될 경우 수익은 5억원이다. 게다가 성공 가능성이 엿보이면 수수료 경쟁으로 수익은 더 떨어진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중기M&A 특화 증권사를 선정하는 데는 많은 고려사항이 있을 것"이라면서, "특화증권사에 이런 딜이 몰리면 그와 같은 문제도 어느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금융위는 거래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 등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책도 함께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중기/벤처기업의 정보가 모여있는 기관들과 그 정보 접근성을 보다 높여 M&A를 활성화하는데 무게를 두는 금융위와, 관련 M&A의 상업성을 높이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M&A전문가들의 입장이 상호 수렴되고 잘 다듬어질 필요가 있다.
당국과 업계의 입장이 상호 수렴된다면 당장 2~3개월내에 어떤 형태로든 중기M&A특화 증권사가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