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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글로벌리스크] ② 정치·경제 '지뢰밭' 위태로운 유럽

기사입력 : 2015년01월16일 09:53

최종수정 : 2015년01월16일 10:06

디플레이션·반유럽 정서 확산 등 해결과제 '산재'

[편집자] 세계경제가 새해 초부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심한 변동장세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불황 속에서 '가시'를 숨긴 채 나홀로 성장을 과시하고 있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그렉시트' 등 유로존 디플레이션 위기, '세계제조공장' 중국의 경기둔화, 지정학적 위기를 내포한 글로벌 석유전쟁과 환율전쟁 등 올 한해 국제금융시장이 주목할 글로벌리스크는 무수히 많다. 뉴스핌이 글로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투자시 참고해야 할 핵심 리스크들을 추려봤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유럽이 또 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

지난 2010년 그리스 구제금융으로 시작된 유로존 위기는 각국의 뼈를 깎는 긴축과 개혁 노력으로 누그러지는 듯 했지만 2013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저물가 기조가 점차 심화되면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쏟아낸 비전통적 통화정책들이 별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스타일의 전면적 통화완화(QE)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고 있다.

하지만 유럽 거시 경제를 덮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QE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회원국 간 협조가 중요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줄줄이 예정된 선거 일정은 반유럽 정서를 오히려 자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ECB의 전폭적인 지원과 유로 약세, 저유가 등의 상황이 유럽 증시에는 긍정적일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 ECB, 'D의 공포' 진압할까?

[출처:AP/뉴시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에 맞서기 위해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온 ECB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잇따라 추가적 완화 조치를 내놓았다.

지난해 9월 기준금리를 0.15%에서 0.05%로 인하하고 당시 이미 마이너스였던 예금금리는 -0.2%로 추가 인하했다.

ECB는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전통적 통화정책과 함께 비전통적 통화정책도 아끼지 않았는데 민간대출 확대를 위해 목표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를 실시하는 한편, 10월 말 커버드본드 매입을 시작으로 향후 2년 간 유로화 표시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파격적인 통화정책들이 잇따라 실시됐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0.2%를 기록하며 2009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디플레이션 상황에 재진입했다.

다급해진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지난 14일(현지시각) ECB의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달성하려면 ECB가 "확장적 통화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며 QE 시행 계획을 강력히 시사했다.

같은 날 유럽사법재판소(ECJ)가 ECB의 국채매입 조치가 적법이라고 판결해 전면적 QE 실시의 최대 걸림돌도 제거된 상태다.

현재 시장은 ECB가 이르면 오는 22일 열릴 통화정책회의에서 QE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ECB의 추가 부양책이 유로존 경제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서는 시장 회의론이 아직까지 팽배한 모습이다.

지난달 중순 실시된 파이낸셜타임스(FT) 서베이에서는 응답자 대부분이 추가 QE에도 유로존의 성장률과 물가 수준은 여전히 취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ECB의 국채 매입이 디플레 위험을 낮추고 유로존 취약국들의 국채금리를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각국 정부의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유로존 성장세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유로존 해체? '선거'에 달렸다

올해 QE 못지 않게 유로존 생사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선거 이슈다.

[출처:AP/뉴시스]
오는 25일 총선을 앞둔 그리스를 필두로 올해 유럽에서는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덴마크, 핀란드, 에스토니아, 폴란드 등 총 8개국이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특히 유로화와 유럽 통합에 반기를 드는 극우 극좌파 신생 정당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유로존 탈퇴 여부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국가 중 유로존 탈퇴가 결정되는 곳이 생긴다면 유로존 위상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경기 회복이라는 유럽의 공동 과제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 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시장의 이목이 가장 집중되는 곳은 그리스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급진좌파 정당 시리자당은 긴축 포기와 유로존 탈퇴, 국가 부채 탕감 등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시리자가 유로존 잔류를 선언함에 따라 실질적인 '그렉시트' 우려는 누그러졌다는 관측이다.

이 밖에 스페인에서는 12월 총선 결과에 따라 유로존 탈퇴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며, 5월 총선을 실시하는 영국의 경우 집권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재집권 시 2017년까지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할 국민투표 실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전문가들, 위기보단 기회에 '초점'

우울한 위기 전망과는 달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럽과 관련한 낙관론이 더 자주 등장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ECB의 전폭적인 양적완화 조치와 유로화 약세, 유가 하락 등의 상황이 유럽 주식시장을 끌어 올릴 것이라며 유럽에 대한 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15년 투자전망보고서에서 유럽 주식 및 ABS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으며, JP모건은 유럽증시가 미국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스는 범유럽 스톡스600지수가 올해 21% 뛸 것으로 예상했고, 소시에테제네랄과 JP모건은 각각 6%와 15%의 상승세를 점쳤다.

FT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전망 서베이에서도 유럽에 대한 긍정적 평가들이 많았는데, ABN암로 이코노미스트 닉 코우니스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5%로 제시하며 유로화 약세, 유가 하락, 통화완화 등이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며, 미국 주도의 글로벌 무역 성장세 역시 유럽 수출 개선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서베이에서는 올해 유로존 성장률이 종전 1.2%보다 소폭 하향된 1.1%로 예상됐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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