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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족위·반올림, 입장차 확인 속 합의 모색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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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리적 수준의 보상이어야…단, 조정위 제안 전향적 수용할 것"

[뉴스핌=김선엽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보상과 대책 마련을 위한 조정위원회 2차 조정기일이 1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공개로 열렸다.

세 교섭주체는 개별 의제에 대해 입장차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합의안 모색을 위해 성심성의껏 대화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조정위는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 피해자가족 대책위원회(가족위),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 세 교섭주체가 사과·보상·대책 등 3대 의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조정위원들이 질의하는 방식으로 5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세 주체의 제안을 살펴보면 보상의 성격, 대상 질병, 대상자 범위, 사과의 방식, 향후 대책을 위한 정보공개 등 대부분의 지점에서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우선 보상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회사발전에 직원들이 기여한 것에 대한 보답 차원의 위로금으로 보상의 성격을 규정했다.

위로금의 형식으로 보상할 경우 신속한 보상이 가능하고 위로금과 별도로 산재 신청이 가능해 피해자 구제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반올림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삼성전자가 자신의 잘못한 점을 사과하고 이에 근거해 보상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위 역시 일반적 손해배상에서 인정되는 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위자료. 특별손해(가족들이 입은 피해) 등을 들어 위로금이 아닌 피해에 대한 보상임을 명확히 했다.

보상 대상이 되는 질병에 대해서도 입장 차이를 보였다.

삼성전자 백수현 전무는 "모든 종류의 혈액암을 보상 대상으로 삼고 여기에 기존에 회사 사업장에서 산업재해 승인 이력이 있는 뇌종양과 유방암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혈액암은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재생불량성빈혈, 다발성골수종, 골수이형성증후군 등 5종이며 따라서 보상 대상 질병은 7종이다.

반면 가족위는 림프조혈계 질환, 뇌종양 유방암 등 혈액암 생식계암 그리고 삼성전자 암 보호제도에 나와있는 여러 질병 등 중 업무 연관성이 의심되는 질병을 대상으로 할 것을 요구했다.

또 반올림은 암, 전암성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등 중증 질환과 불임·유산 등 생식보건문제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상대상자의 근무기간과 관련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퇴직 후 10년 이내에 발병한 경우로, 가족위는 퇴직 후 12년을 제안했다. 반올림은 퇴직 이후 20년 이내 발병시 보상의 대상자로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삼성전자 직원 외에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시킬 것이가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가족위와 반올림은 협력업체와 사내하청 근로자의 경우에도 보상의 대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삼성전자는 난색을 표명했다.

삼성전자 백 전무는 "회사에 직원들이 기여한 보답 차원에서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협력업체 직원들은 직업환경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시 산재 신청 등 다른 수단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에 대한 삼성전자 측의 사과에 대해서도 이견이 오고 갔다.

삼성전자와 가족위 측은 조정이 끝나는 시점에 삼성전자 측이 사과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가족위 대표로 발표한 법무법인 화우 소속의 박상훈 변호사는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사과문에서 진정성이 인정된다"며 "이것을 토대로 협상 말미에 추가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개별적으로 사과문을 전달할 것"이라며 "회사가 소흘히 한 점과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넣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반올림은 피상적인 사과여서는 곤란하며 삼성전자가 부실한 안전관리, 산재인정 방해와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 왜곡 등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반올림 사과받는 사람이 사과라고 인정을 할 수 있어야 사과"라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명확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정위원으로 참석한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 역시 "사과를 한다는 것은 책임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사과의 내용이 결국 보상으로 이어진다"며 구체적인 사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어느 정도의 보상을 할 것인가와 관련해서 피해자 측은 구체적인 피해규모에 따라 보상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가족위 측은 일반적 손해배상에서 인정되는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 위자료. 특별손해(가족들이 입은 피해) 등을 제시했다.

반올림 측은 ▲ 진단·치료·간병 등에 필요한 모든 비용 ▲ 투병 혹은 사망으로 일을 할 수 없어 생긴 피해보상 ▲ 간병 등에 따른 경제적 피해 ▲ 법정 위자료 기준 이상의 정신적 보상 ▲ 산재 인정을 어렵게 만들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끼친 고통에 대해 보상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조정위의 결정을 전향적으로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백 전무는 "사회통념상 합리적 수준의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며 "지급금액 규모에 있어서 일반 국민에게 이해받을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합리적 수준의 보상금 책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조정위의 제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형 조정위원장은 모임 말미에 "여러분들이 제안한 것들이 조정위가 조정안을 만드는데 있어서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다음 3차 조정기일은 오는 28일 열린다. 이 자리에서 조정위는 교섭주체들과 각각 따로 만나 조정안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의 제안으로, 오는 22일 조정위원장 및 조정위원·가족위·반올림이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라인을 둘러보기로 합의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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