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시영 등 미분양 많고 시세차익 불투명..주택경기 침체도 영향
[뉴스핌=이동훈 기자] 서울 강동구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에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시세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재건축이 가시화되면 투자수요가 몰려 몸값이 오르는 일반적으로 현상과 상반되는 상황이다.
주택경기 악화로 재건축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다 강동구 일대에 미분양 아파트가 적지 않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재건축의 시세차익이 크지 않다는 인식도 투자수요가 뜸해진 이유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주공 아파트들이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세는 ‘게걸음’을 걷고 있다.
강동구 ′고덕시영′ 공사현장 모습 |
가장 단지 규모가 큰 고덕주공2단지는 지난해 11월 관리처분인가를 통과했다. 조합·일반 분양가 등 가장 민간한 부분이 해결돼 행정절차의 리스크는 사라진 상태다. 조만간 주민 및 착공을 눈앞에 뒀다. 2000여 가구에서 4100여 가구로 탈바꿈한다.
고덕주공4단지는 지난해 12월 관리처분 단계를 넘어섰다. 오는 7월 착공해 2017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410가구에서 687가구로 늘어난다. 고덕주공3단지는 사업방식을 무상지분제에서 도급제로 전환하고 관리처분 인가를 곧 신청할 예정이다.
고덕주공5단지와 고덕주공7단지도 올 상반기 관리처분인가 통과를 계획하고 있다.
재건축 조합원들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시세와 거래는 잠잠하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고덕주공2단지는 이달 공급면적 46.2㎡가 4억5000만~4억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급 52.8㎡는 시세가 5억~5억15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인기 주택형도 1000만원 안팎 올랐을 뿐이다.
고덕주공4단지는 지난해 말 재건축 호재로 시세가 1000만원 정도 오른 후 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 공급 59.5㎡는 지난해 10월 4억5000만~4억9000만원에서 12월 4억6000만~5억원으로 올랐다. 이달엔 시세가 추가 상승 없이 보합세다.
고덕역 인근 성원공인중개소 사장은 “주택경기가 좋았을 땐 관리처분인가 통과를 전후해서 5000만원 정도 가격이 올랐을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엔 투자심리가 하락했고 재건축 시세차익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강해 고덕주공 재건축 단지의 인기가 다소 시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분양된 재건축 단지가 분양에 고전하고 있다는 것도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고덕시영(래미안 힐스테이트)은 지난해 4월 1114가구를 일반분양했지만 아직도 800가구 넘게 팔리지 않았다. 지난 2009년 분양한 고덕주공1단지(고덕 아이파크)는 시세가 아직 분양가를 밑돌고 있다.
대형 건설사 분양팀 관계자는 “고덕주공 재건축 단지는 주변의 위례신도시 및 하남미사강변도시와 비교해 분양가, 개발 가능성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학군 및 강남 접근성이 좋고 지하철9호선 연장선 개통호재도 있어 주택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