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강한 상승 흐름을 탔다. 그리스가 11일 유로그룹 재무장관 회담에서 채무 재조정 협상 타결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사자’를 부추겼다.
기업 도매 재고가 간신히 감소를 모면한 반면 12월 기업의 구인 공고가 200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경제 지표는 향방이 엇갈렸다.
10일(현지시각)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139.29포인트(0.79%) 상승한 1만7868.50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는 21.67포인트(1.06%) 상승한 2068.41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61.57포인트(1.30%) 상승한 4787.59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측은 최대 항만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등 절충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기존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포함된 긴축안의 70%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100억유로 규모의 이른바 ‘브릿지론’을 조달, 급한 불을 끈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독일은 완강한 모습이다. G20 회담에 참석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형태로든 브릿지론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도매 재고가 0.1%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2%와 전월 수치인 0.8%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재고가 간신히 감소세를 모면한 데 따라 4분기 경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반면 12월 기업 구인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노동부에 따르면 채용 공고가 18만1000건 증가한 503만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1월 고용 지표가 호조를 이룬 데 이어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자들이 주시하는 고용 시장이 탄탄한 회복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날 연준 정책자들이 연이어 6월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리치몬트 연준은행의 제프리 래커 총재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가진 연설 뒤 기자들과 만나 6월 금리인상이 ‘끌리는’ 카드라고 언급했다.
그는 “경제 모멘텀이 보다 빠른 속도로 향상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앞으로 6월 FOMC까지 경제 데이터에 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지만 지표는 ‘서프라이즈’를 연출할 여지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제 지표가 6월 연준의 금리인상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가 현 수준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준은행 총재 역시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금리인상 시점이 바짝 다가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1월 고용 지표가 대단히 강하게 개선됐다”며 “금리인상 시기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강세 흐름에 대해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그리스 채무 협상의 막판 타결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전략가는 “주가 흐름이 그리스 상황에 발목이 잡혔다”며 “유럽이 증시의 핵심 변수”라고 전했다.
국제 유가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원유 수급 균형을 이루기까지 장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데 따라 유가는 2.84달러 하락한 배럴당 50.02달러에 마감, 간신히 50달러 선을 지켰다.
종목별로는 코카콜라가 비용 감축에 따른 수익성 향상을 호재로 3% 가까이 올랐고, 제너럴 모터스(GM)도 3% 상승했다.
애플은 13억5000만달러 규모로 첫 스위스 프랑화 채권을 발행한 가운데 장중 2% 이상 오르며 122.1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