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속보

더보기

[무주공산 핀테크-①] 당신의 결제, 충분히 간편합니까

기사입력 : 2015년02월17일 11:35

최종수정 : 2015년02월17일 12:56

'1인 1스마트폰 시대' 도래…PC기반 결제 시스템의 종결

[편집자] 핀테크(Fin-Tech) 열풍이 불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합성한 신조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기존 스마트 금융과의 차이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으나, 사물인터넷(IoT) 흐름과 맞물려 금융권과 산업계를 아우르며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선점경쟁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과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도 이 행렬에 가세할 태세다. 좁게는 결제시장, 넓게는 인터넷은행까지를 포괄하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핀테크 열풍의 앞과 뒤를 따라가 봤다.

[뉴스핌=김선엽 기자]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A씨는 집 근처의 맥도날드를 방문했다가 NFC 단말기를 발견하고는 말로만 듣던 애플페이를 시험 삼아 사용해 봤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처음 사용해 익숙치 않았음에도 카드 등록부터 결제까지 1분 만에 끝났다. 신용카드를 아이폰에 등록하고 계산대 단말기에 아이폰을 가져다 댄 후 아이폰의 홈버튼을 누르면서 동시에 지문 인증을 하니 결제과정이 종료됐다. 이번에는 옆에 있는 대형마트로 이동했다. 과자를 사고 결제를 하니 이번에는 5초도 안 걸렸다. A씨는 "결제시 지문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용카드보다 더욱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서울 돈암동에 거주하는 B씨는 얼마전 친구에게 결혼 축의금을 카카오월렛을 통해 보냈다. 처음에는 재미삼아 사용해 봤는데 본인인증 절차를 한 번만 거치면 그 다음에 사용할 때는 손쉽게 송금이 가능해 편리했다. 친구에게 계좌번호를 물어볼 필요가 없고 보안카드 번호나 송금 비밀번호를 누를 필요도 없어 1분 이상 걸리던 송금 시간이 20초 내외로 줄었다.

핀테크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북미와 중국에서는 이미 페이팔(Paypal), 알리페이(Alipay)가 온라인 지급결제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국내에서도 다음카카오가 뱅크월렛카카오로 간편결제 및 송금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네이버 역시 상반기 중 네이버페이를 출시해 검색부터 결제·송금까지를 하나로 묶겠다는 야심이다.

하지만 핀테크의 성공 가능성을 향한 의심의 시선도 여전하다. 주식시장에서는 핀테크를 '테마주' 정도로 간주하며 '종목고르기'에 몰두하고 있고, 금융권은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의 악몽을 떠올리며 몸을 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핀테크 시대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핀테크 중 가장 초기 단계인 간편결제 시장이 올 하반기에는 국내에서도 자리를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글로벌 표준과 동떨어진 액티브엑스, 왜 정착했나

그렇다면 왜 갑자기 핀테크일까. 뒤집어 말하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제껏 간편결제 시장이 열리지 못했던 것일까.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액티브엑스(ActiveX) 시대의 종료가 있다. 지난 1999년 이후 17년째 유지돼 온 금융결제 시스템의 패러다임이 올해부터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만 액티브엑스 기반의 공인인증시스템이 정착했는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공인인증서가 '공공의 적'이 됐지만 분명 강점도 있다. 공인인증체계 핵심인 PKI(공개키 암호화) 기술은 안정된 국제표준기술로 금융거래에 있어서 막강한 공적 신뢰를 구축했다.

또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한 번 시스템을 런칭시키면 모니터링 인력이 거의 필요하지 않아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실제 공인인증서 체계 하에서 기술적인 해킹에 의한 금융사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부분 사용자 관리 소흘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 왔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불편한 것만은 아니다. 공용컴퓨터에서도 송금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공인인증서 체계는 완벽에 가까운 보안 체계다.

또 그만큼 보안이 철저하기 때문에 별도의 금융기관 확인이 필요 없어 24시간 실시간으로 결제 및 이체가 가능하다. 외국의 경우 타인이 송금한 돈을 수시간 또는 수일씩 기다려야만 출금할 수 있는 경우도 상당하다.

안전하고 신속한 만큼 불편함도 당연히 있다. 송금을 위해서는 매번 지갑 속의 보안카드를 꺼내 들고 마우스로 숫자를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 종종 뭔가를 설치하라며 인터넷 브라우저를 종료시켜 장바구니를 다시 채워야 하는 것도 무시 못할 불편함이다.

이처럼 액티브엑스 기반의 공인인증서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87.5%에 이르는 기형적인 인프라, 금융사고의 책임을 손쉽게 회피하고 싶은 금융기관 그리고 24시간 신속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 박 대통령 "공인인증서 폐지"…IT 외딴섬 갈라파고스로부터의 탈출

'천송이 코트'로 액티브엑스 퇴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금융위원회 업부보고를 통해 공인인증서 폐지를 주문했다.

액티브엑스 기반의 공인인증시스템은 글로벌 금융결제 시스템 동향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라는 점도 문제지만 사용자에게 속시원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문제점도 갖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용자는 '보안카드를 잘 관리해야 하는' 숙제와 함께 결제시마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점은 공인인증서가 '1인 1스마트폰'이라는 시대적 흐름과도 동떨어진다는 것이다.

금융권 종사자들과 핀테크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면 "핀테크? 이미 은행 앱을 통해서 쓰고 있지 않나요? 똑같은 것 같다"는 반응이 주류다. 스마트폰 환경으로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공인인증서 시스템은 PC기반의 결제 시스템이다. PC는 주인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도 상당하다.

그래서 PC에서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주민번호부터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보안카드 등 여러차례의 인증절차를 '복잡하고 안전하게' 거쳐야 한다.

현재 은행들이 내놓은 결제 앱들도 마찬가지다. PC기반의 결제시스템을 그대로 스마트폰에 복사해 뒀을 뿐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공용이 없기 때문에 내 스마트폰을 갖고 인터넷 금융거래를 할 경우에는 한 번의 인증을 이미 거친 셈이다.

인증 절차가 한 단계 줄어드니 그만큼 결제가 간편해질 수 있다. 현재도 많은 사용자들이 새로운 사이트에서 인터넷 쇼핑을 할 때 휴대폰 소액결제를 선호하는데 내 휴대폰을 통해 인증문자가 오기 때문에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간단하게 본인인증이 가능한 것이다.

아울러 최근 스마트폰에 지문인식 기능이 이미 탑재되는 추세다. 지문을 한 번만 등록해두면 스마트폰 분실로 인한 금융사고 가능성이 차단된다. 결국에는 비밀번호 입력 절차까지도 없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 사라지는 공인인증서…무주공산 IT 간편결제시장


액티브엑스 기반의 공인인증시스템이 없어진다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매우 간편한 결제시스템이 도입된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기업이나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의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직 관련법의 윤곽이 나오지 않았지만 외국처럼 금융기관들이 사용자의 거래 내역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이상거래가 발견되면 전화 통화를 통해서 확인절차를 거칠 가능성이 있다. 실시간 이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어찌됐건 분명한 것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결제 패러다임이 열린다는 점이다. 이처럼 핀테크를 좁게 간편결제로만 정의해도 조만간 국내에서는 틈새시장이나 이머징 아이템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 하반기 액티브엑스가 사라짐에 따라, 기존 결제 시장을 대체하는 어마어마한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 라인페이(Line Pay)의 사용자 화면<사진=네이버>
특히 결제 이외에 송금, 대출, 자산관리까지 포괄하는 인터넷은행까지 고려하면 향후 핀테크 시장의 성장성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막강한 회원수를 자랑하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정부의 규제완화를 등에 업고 이 시장에 뛰어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ID와 패스워드 만으로 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한데다가 소비자의 검색정보를 토대로 빅데이터를 구축하면 향후 인터넷은행까지 영토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권의 움직임은 좀 더 굼뜨다. 몇몇 은행과 카드사들이 일반 기업들과 업무제휴에 나섰지만 사업 영역이 제한적이고 또 당장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선언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에 등떠밀려 시늉은 내고 있지만, 언제고 다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쪽으로 금융당국의 태도가 바뀔지 몰라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한두 금융기관이라도 산업쪽과 제휴를 통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경우 연쇄적으로 산업과 금융 간의 이합집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문병순 책임연구원은 "핀테크 사업을 위해서는 금융면허가 필요한 부분이 커 IT업체가 독자적으로 진출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IT 업체와 금융사 간의 합작이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뉴스핌-인공지능협회, CES2025 참관단 진행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뉴스핌과 한국인공지능협회가 추진하는 CES2025 참관단이 오늘 출발했다. 최신 글로벌 정보통신산업(ICT) 기술이 집대성된 CES 행사장에서 참관단은 글로벌 시장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됐다. 뉴스핌과 한국인공지능협회는 5~10일(현지 기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2025를 방문하는 참관단을 운영한다. 뉴스핌과 한국인공지능협회는 5~10일(현지 기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2025 참관단을 진행하며, 8일에는 'CES2025 인사이트 포럼'을 연다. [자료=뉴스핌DB] 2025.01.05 biggerthanseoul@newspim.com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세계 최대의 정보 기술 및 가전 전시회로, 해마다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이 전시회는 최신 기술과 혁신 제품을 선보이는 플랫폼으로, IT, 통신,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참가해 신제품을 소개한다. 이번 참관단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창진원)이 운영하는 전시관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창진원이 엄선한 국내 최고 전문가의 현장 안내에 동참한다. 창진원과 함께 하는 네트워크 행사도 뉴스핌이 협력, 글로벌 투자사를 비롯해 CES 2025 혁신상을 받은 스타트업과의 소통의 기회가 마련된다. 참관단은 이날 3일 출발해 오는 12일 돌아온다. 현지에서 진행하는 '뉴스핌-한국인공지능협회 CES2025 인사이트 포럼'을 통해 정부와 민간이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CES2025 인사이트 포럼은 오는 8일 오후 6시께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Keith Lee(이원) 펜벤처스 이사가 참석해 글로벌 스타트업 진출과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기조연설을 통해 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가 이날 포럼에 참석, CES2025에 대한 리뷰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벤처캐피털 CES 참관단이 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투자 및 한국 스타트업 투자 등을 논의한다. 이날 포럼에는 CES 혁신상을 수상한 네이션A 등 다수의 스타트업도 참석한다. 대한민국 1호 AI 생성형 영상 기업인 맥케이 역시 참석해 다수의 벤쳐캐피털과 소통을 할 예정이다. 맥케이는 AI PPL 사업의 국내 선두주자로 콘텐츠 사업 등에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음재훈(Jay Eum) GFT 벤처러스 대표도 참석해 인사이트를 나눈다. GFT 벤처러스는 음재훈 대표와 제프 허브스트가 2021년 공동 설립한 미국 기반의 벤처캐피털 기업이다.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약 1억 400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5-01-05 16:57
사진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 "절체절명 위기"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에코프로가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하기 위한 2025년 3대 경영 방침을 밝혔다. 5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는 지난 2일 오창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을 통해 "지금은 길을 찾지 못하면 생사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며 "경영 전 부문에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는 이를 위해 올해 △인도네시아 양극재 통합법인 프로젝트,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씨엔지 합병, △R&D 아웃소싱 강화 등 3대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에코프로는 광물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에 제련과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통합 생산 법인을 설립해 코스트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1분기 내에 중국 GEM과 통합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에코프로의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은 니켈 등 주요 광물자원을 경쟁사에 비해 매우 저렴하게 공급받아 현지에서 양극재를 생산해 배터리 셀 회사는 물론 자동차 OEM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가 2일 오창 에코프로 본사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에코프로] 특히 하이니켈 최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에코프로는 가격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은 양극재 시장에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채 창업주는 "우리의 생존법은 가격은 확 낮추고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뿐"이라며 "경쟁사 대비 가격은 낮고 기술력은 높은 기업만이 미국에, 유럽에 진출할 수 있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는 또 에코프로씨엔지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제고키로 하고 합병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리튬 가공을 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리사이클을 맡고 있는 에코프로씨엔지의 합병은 전기차 캐즘 이후를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는 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장을 리딩할 수 있는 기술은 내재화하되 범용 기술은 외부에서 조달한다는 방침 아래 R&D 아웃소싱을 강화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는 이를 위해 국내 대학은 물론 국내외 동종업계와 기술협력 로드맵을 수립 중에 있다. 에코프로는 사업구조 환골탈태를 위해서는 조직문화의 환골탈태가 전제돼야 한다고 보고 혁신의 DNA가 조직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할 방침이다. 임직원의 노후를 책임지는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tack@newspim.com 2025-01-05 11:2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