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원장보에서 팀장까지 세대교체 흐름 뚜렷...조직 활력 주입 의지
[뉴스핌=노희준 기자]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의 팀장 인사에서 새로 팀장으로 승진한 이들 중 절반이 1970년대생으로 나타났다. 이전 인사 때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70년대생이 본격적으로 중간 간부로 대거 등장한 것이다. 부원장보 인사에서 시작된 금감원의 본격적인 세대교체 흐름이 국실장을 거쳐 팀장급까지 본격화됐다는 평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진웅섭 금감원장은 전날 팀장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팀장 인사에서 전체 팀장 보직자 300명 가운데 195명의 팀장을 교체했다. 물갈이 폭은 65%에 이른다. 앞서 국·실장 보직자 75명의 76% 수준인 57명의 부서장을 교체한 데 이은 대규모 물갈이다.
특히, 진 원장은 46명의 새내기 팀장을 발탁하면서 이들 가운데 23명을 70년생으로 채웠다. 신규 팀장의 절반을 70년생에서 선택한 것이다. 70년대생은 모두 1970년생과 1971년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전 인사에서도 1970년대생 팀장이 간헐적으로 나왔지만, 이번에는 신규 팀장 중 절반이 1970년생"이라며 "본격적으로 1960년대에서 1970년대로 세대교체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팀장급 인사의 세대교체는 앞선 임원 인사와 국실장 인사에서도 일정부분 예고된 바다. 앞서 진 원장은 6명의 신규 부원장보 임원 인사에서도 권순찬(1959년생)부원장보를 제외하고는 5명의 부원장보를 모두 1960년대생으로 채웠고, 국실장 전원도 1960년대생으로 교체했다.
특히 23명의 1970년대생 팀장 가운데 4명은 금감원 공채 1기에서 선발해 세대교체와 함께 명실상부한 통합 금융감독기구를 이끌어갈 젊은 인재의 등장을 팀장 인사를 통해 알렸다. 공채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을 두루 거치면서 금융전반에 대해 폭넓은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으로는 세대교체를 통해 금감원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진 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 등 4개 감독기관이 통합해 1999년 1월 출범했다. 1998년과 1999년은 1997년 IMF외환위기 직후라 신규 채용이 없었고 통합 감독원 공채 1기 선발은 2000년도에 시작됐다. 금감원 통합 이전 4개 권역에서 입사했던 이들은 1997년 입사자가 마지막이다. 이에 따라 2000년에 처음 입사한 금감원 공채 1기는 업권별 마지막 입사자와 비교할 때 3년 정도의 격차를 따라 잡은 것으로 발탁 인사라 할 만하다.
다만, 공채 팀장 4명 가운데 2명은 금감원 입사 이전에 각각 회계법인과 보험회사에서 사회생활을 한 경험이 있고, 나머지 2명도 대학원 석사까지 한 이들로 전해져 인재발탁과 조직융합을 함께 고려한 인사라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빠른 세대교체에 내부적으로 불안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외부 금융협회나 금융공공기관으로의 출구가 막힌 상황에서 금감원에서 보직을 잃을 경우 마땅한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