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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경영전면에 나선 오너3세 '조현식·박세창'

기사입력 : 2015년03월04일 15:20

최종수정 : 2015년03월04일 16:58

타이어업계 대표 라이벌 경영전면 급부상 닮은꼴

[뉴스핌=김연순 기자] 인수합병(M&A)을 앞세워 경영전면에 나선 조현식(사진 좌측)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과 박세창(사진 우측)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주목받고 있다.

조 사장이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경영 전면에 등장한 케이스라면, 박 부사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인수 최전선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아버지인 박삼구 회장을 도와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할 경우 박 부사장으로의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등장 배경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M&A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경영전면에 급부상했다는 점, 타이어업계의 대표적인 라이벌 오너 3세라는 점이 닮은꼴이다. 또한 조 사장(1970년생)과 박 부사장(1975년생)은 다섯 살의 나이 차는 있지만 재계 오너 3세 중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조현식(왼쪽)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과 박세창(오른쪽) 금호타이어 부사장

4일 재계에 따르면 박세창 부사장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의 본격적인 인수전을 앞두고 박삼구 회장을 도와 계열사 인수를 위한 측면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부사장이) 계열사 인수를 앞두고 공식적으로 움직이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자신과 그룹, 오너의 일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대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 부사장은 몇해 전부터 시장 전략 수립 등 기업의 핵심적인 사안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박 부사장은 그룹 전면에서 경영수업과 경영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박삼구 회장은 지난달 26일 장남인 박 부사장을 입사 13년 만에 처음으로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에 전면 배치했다.

박 부사장이 맡은 아시아나애바카스는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 항공예약·발권 시스템과 호텔 및 렌터카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박 부사장의 경영수업이 타이어사업에서 항공분야까지 넓어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업계에선 박 부사장이 그룹의 주력사업인 항공업에 대한 경영수업에 나선 것과 관련 박 회장의 향후 밑그림이 투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부사장이 박 회장을 도와 금호산업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박 부사장에 대한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해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그룹 주요 계열사 인수를 앞두고 박삼구 회장이 전격적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은 금호산업 인수 후 (박세창 부사장에 대한) 경영승계 작업까지 염두해 뒀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대표 라이벌인 대한항공 오너3세들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승계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박 부사장은 금호그룹 주요 계열사의 인수와 맞물려 그룹 전면에 깜짝 등장한 셈이다. 

박 부사장은 3세 CEO로서는 특이하게 연세대 생물학과를 나온 후 미국으로 건너가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학석사(MBA)과정을 마쳤다.

박 부사장은 MBA를 마친 2005년 10월 금호타이어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이듬해 12월 그룹의 핵심인 전략경영담당 이사로 승진했다. 이후 박 부사장은 2008년 12월 전략관리부문 상무, 2011년 1월 금호타이어 전무, 2011년 12월 금호타이어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박 부사장은 그룹 및 각 계열사의 경영컨설팅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각 사의 영업활동, 고객서비스 등 경영현황을 진단하고 시스템 개선 및 향후 전략 수립에 나서며 성과를 내왔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M&A시장을 뜨겁게 달구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은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 4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2위 자동차공조업체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공동 인수에 성공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또한 올해 초에는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KT렌탈 인수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승부사로서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조 사장은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인수를 통해 경영 전면에 등장하는 동시에 평소 언급해온 자동차 부품시장 외연 넓히기를 현실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5년 시러큐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조 사장은 그해 10월 미국 미쯔비시상사에 입사해 2년간 경영 경험을 쌓았다. 이후 1997년 6월 한국타이어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2000년 경영혁신팀 차장을 거쳐 2003년에는 글로벌 해외영업본부장(상무) 직을 맡았다.

당시 조 사장은 포드와 제너럴모터스,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 파트너십 구축을 진두 지휘했으며, 이는 이후 아우디와 BMW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한국타이어 상품을 공급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2004년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2006년에는 마케팅본부장, 2008년부터는 한국지역본부장을 두루 거친 후 2010년 6월 마침내 한국타이어 사장 자리에 오른다. 지난 2012년 9월부터는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CEO)를 역임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 관계자는 "조 사장은 재임기간 중 국내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상승시켰고, 2009년 국내 타이어 시장점유율 50% 이상으로 국내 1위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격될 만큼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고 전했다.

조 사장과 박 부사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들의 인연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연결고리로 가까워진 조 사장과 박 부사장은 타이어업계 라이벌이면서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사장과 정 부회장은 경복초등학교 동기 동창이고, 정 부회장과 박 부사장은 휘문고 동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세창 부사장은 오너3세 중에서도 정의선 부회장과 조현식 사장과 대표적으로 친분이 있다"면서 "성향면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M&A를 연결고리로 그룹 경영전면에 나선 박 부사장과 조 사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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