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설문조사…중국 경제둔화·위안화 절상 등 배경
[뉴스핌=배효진 기자]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이 위안화 사용을 줄이면서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위안화 국제화가 난관에 부딪혔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 [출처: 뉴스핌 DB] |
블룸버그통신은 HSBC 조사를 인용,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기업들의 위안화 사용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HSBC가 전 세계 14개국에서 연매출 300만달러(약 33억원) 이상을 거두는 기업 161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역거래에서 위안화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17%로 1년 전에 비해 5%p(포인트) 줄었다.
또한 위안화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54%로 1년 전보다 5%p 줄어 글로벌 기업들의 위안화 선호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에 위치한 기업들의 위안화 사용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독일 기업들의 위안화 사용은 23%에서 7%로 16%p 감소했다. 프랑스 기업들의 사용비중도 26%에서 10%로 16%p 줄었다.
반면 중화권에서는 여전히 위안화가 중요 결제 통화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은 응답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위안화를 사용했으며 대만은 35%에서 38%로 3%p 증가했다.
HSBC는 위안화 사용 감소 배경으로 최근 중국 경기둔화와 위안화 절상, 정책 투명성 부족 등을 꼽았다.
HSBC 비나 청 글로벌 헤드는 "위안화 사용으로 기업들이 입을 혜택에 대한 충분한 정책이 부족하고 당국이 외환규제에 엄격한 것도 위안화 사용을 막는 걸림돌"이라며 "위안화는 아시아 지역, 특히 중화권에서만 주요 통화로 쓰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위안화가 지난 1년간 유로화 대비 26% 급등한 것도 유럽 주요국 기업들이 위안화 사용을 꺼리는 이유로 작용했다.
청 헤드는 "기업들의 위안화 사용은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자본시장이 발전을 이루는 데 달렸다"며 "글로벌 시장의 위안화 사용 위축이 중국 정부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설립과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등을 통해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구(IMF)의 주요 통화 바스켓인 특별인출권(SDR) 통화에 편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조사 결과 위안화는 글로벌 통화 결제 비중에서 캐나다달러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