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국제입찰에 中 조선소들 '눈독'
[뉴스핌=강효은 기자] 법정관리를 중단하고 파산 절차에 들어간 STX다롄의 청산절차에 속도가 붙고 있다. STX다롄은 청산절차의 일환으로 보유하고 있던 선박을 오는 4월 매각시장에 내놓는다.
이와 관련 향후 선박 매각대금이 중국과 한국 채권단 중 어느 쪽으로 향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업계에서는 중국 법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한국 채권단이 채권을 회수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다롄은 오는 4월 건조가 끝나지 않은 40만DWT급 초대형탄광운반선(VLOC) 1척과 2만3500DWT급 가축 수송선 1척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고 국제입찰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VLOC 1척의 시장 추정가가 6000만달러(약 661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물로 나온 40만DWT급 VLOC는 세계 최대 규모로, STX가 2000년대 말 대규모로 수주한 VLOC 중 하나이다.
현재 따촨중공(大船重工), 중국위안양(中國遠洋), 중국해운(中國海运), 초상국집단(招商局集团) 등 중국 조선사들이 STX다롄 선박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다롄이 매각에 나선 선박과 같은 크기의 40만톤급 VLOC 건조모습. 사진제공 = STX조선해양> |
선박 매각 이후 STX다롄이 국내 은행에 갚아야 할 신디케이트론 1700억원에 대한 상환 여부도 관심이다. 현재 STX다롄에 대한 신디케이트론은 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4개 주요은행이 동등한 수준으로 구성돼 있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STX다롄 선박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국내 채권단으로의 차입금 상환은 비관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중국 법인은 중국 법원 방식으로 절차를 밟기 때문에 정형화돼 있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국내 채권단이 STX다롄의 담보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유동적일 수 있고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갈 수 있어 (채권회수가) 낙관적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STX다롄에 대한 국내 채권단의 신디케이트론은 1700억원밖에 안되는 수준인데 반해 중국은행, 공상은행 등 중국 채권단이 소유한 차입금의 포지션은 훨씬 크기 때문에 중국 법원의 법률 절차에 따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STX다롄의 총 채무 규모는 240억위안(약 4조2500억원)이며, 이 중 중국 채권단에게 빌린 채무 는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조선업계 관계자 역시 "선박 매각으로 자금이 마련된다고 해도 한국 채권단보다 중국 채권단에게 먼저 회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STX다롄은 조선업 불황과 경기침체에 시달리다 지난 2013년 중국 중급인민법원에 중정(重整·기업회생절차)을 신청했으나, 이달 중국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