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반기 0.9% 성장 예상...잠재성장률 수준
[뉴스핌=이승환 기자] 장민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국내 경제가 강한 회복세는 아니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의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9일 장 국장은 '한은 2015년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국내 경제가 상·하반기 0.9% 정도의 성장을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회복세는 아니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의 완만한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0.9% 정도의 전기비 성장이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속도이기 때문에 성장 모멘텀이 크게 약화됐다고 볼 수 없다"며 향후 국내 경기의 점진적인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물가상승률과 수출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그는 내년 소비자물가전망치(2.2%)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경제 흐름이 개선되는 과정으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2.2%도 큰 무리가 없는 중립적인 수치"라고 답했다.
아울러 수출에 대해서도 "세계 경제 흐름이 개선되고 있고, 신제품 효과와 글로벌 수요 확대 등이 예상돼 우려하는 것 만큼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장민 한국은행 조사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성장 전망 경로 어떻게 보나? 국내 경기가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이유는?
-전기비 성장률이 지난번보다 낮아진 것은 사실, 이는 4분기 부진과 당초 생각보다 소비 투자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상하반기 성장률 0.9%를 이어간다고 보면 GDP갭률은 당초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지만. 0.9% 수준의 성장세는 그렇게 약한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GDP갭률은 잠재성장률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잠재성장률 연구중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재성장률 경로를 확인해보고 관련된 내용을 말씀드릴 기회 있을거다. 경기의 흐름이 강한 회복세는 아니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가는 완만한 개선세라고 말할 수 있다.
▲ 유가수준과 민간소비가 같이 낮아지고 있다 이유가 뭔가?
-유가가 저유가로 가면 민간소비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저유가의 긍정적인 영향이 작게 반영되는 것은 구조적 요인 때문. 가계부채, 고령화에 따른 불안감, 경기흐름 불확실성등이 전반적으로 소비심리 위축시키면서 소비를 낮게 가져가고 있다.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는 것 같은데 건설투자는 예상보다 많이 늘지 않았다.
-주택시장은 좋아지고 있으나 생각만큼 견고하지 못한 이유는 실수요를 제외하고는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깔려있고, 수요가 예전처럼 빠르게 살아나지 않기 때문. 건설투자는 주택 외에도 비주거형 주택, 정부의 토목공사도 있어 세가지 흐름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다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이 모든 품목에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경제 성장세가 심각하게 안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체 물가 항목 중 석유류를 포함은 7개 항목만 크게 떨어졌다. 나머지는 소폭 상승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기대인플레이션도 2%대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은 저유가가 다소 해소되며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도하다.
▲내년 물가 전망치가 지나치게 높아보인다. 유가상승 외에 원인이 있나?
-유가가 올해보다 올라가고, 명목소득이 증가하면서 다른 방면의 가격들도 올라갈 것이다. 내년에는 개인서비스요금, 공공요금등의 인상이 예정돼 있다. 내년 경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라 큰 무리가 없는 중립적인 전망치라고 생각한다.
▲올해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데 전망치를 보면 3.1%로 더 낮아졌다.
-지난해 3.3% 성장을 기록했는데, 제고 기여도가 0.5%로 제고효과가 있었다. 올해는 제고가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내용적인 면에서는 올해가 더 낫다. 전기비 0.9% 성장이 이어진다면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속도라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보기 힘들다.
▲ 소비에 대한 전망이 "구조적 요인에 제약되고 있다"에서 "개선, 완만한 회복"으로 바뀌었다. 판단근거는 무엇인가? 가계대출 총량 증가의 위험성은?
-소비개선이라고 말했는데 구조적 제약요인이 없어졌다는 것은 아니다. 가계부채의 원금상환을 유도하는 등 구조적인 개선 노력이 중장기 적으로는 도움이 되나 단기적으로는 원금 상환부담이 커 소비를 제약한다. 가계부채 총량도 소비를 낮게 만드는 수준이다. 부채와 소비가 함께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일본 추가완화에 따른 엔저에 대한 우려가 명시돼 있다, 일본중앙은행의 추가완화에 대한 판단은?
-아베노믹스의 목적이 가계소비 증대와 물가목표 달성이었는데 실현 가능성이 작아보인다. 일본에서도 하반기 추가완화가 컨센서스로 나타나고 있다. 4분기에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수출이 하반기에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효과 외에 어떤 요인이 있나?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상반기 수출은 좋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격유가를 제외하고 물량유가만 본다면 1분기 수출도 크게 나쁘지는 않은 상황이다. 세계 경제흐름을 보면 하반기 수출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출시, 신차효과 등의 영향과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자영업자수가 줄어드는 것은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고용시장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내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성장률에 세수결손 영향을 반영했다고 했는데 올해 세수 주족은 얼마정도 추정?
-세수부족이 지난 4분기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올해까지 영향을 미쳤다. 작년은 10조 마이너스가 났는데 이번에는 6조원 정도의 세수부족을 전제로 했다. 앞으로 정부의 노력에 따라 세수부족 규모가 6조원보다 커지면 성장률은 전망보다 낮아질 것이고, 반대로 작아지면 성장률도 올라갈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