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나스닥 지수가 닷컴 버블 당시 기록한 고점을 뚫고 새롭게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일부 기업의 이익 호조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이날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2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0.42포인트(0.11%) 상승한 1만8058.69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97포인트(0.24%) 오른 2112.9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20.89포인트(0.42%) 상승한 5056.06에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의 종가는 2000년 3월 기록한 직전 최고치인 5048.6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장중 지수는 5073까지 뛰었으나 마감을 앞두고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과거 이른바 닷컴 종목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이번 최고치 경신은 소셜 미디어와 바이오공학 섹터가 이끌었다.
앞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주가 버블 가능성을 경고했던 섹터가 나스닥 지수의 최고치 돌파에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얘기다.
워렌 파이낸셜 서비스 앤 어소시어츠의 랜디 워렌 대표는 “투자심리가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기업 이익이 1분기 부진하지만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웰스 파고 펀드 매니지먼트의 존 맨리 전략가는 “과거 닷컴 버블 당시와 달리 현재 나스닥 지수의 밸류에이션은 한계 수위까지 고평가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햄프스테드 캐피탈의 렉스 반 댐 펀드매니저는 “강달러가 나스닥 기업의 매출에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실적이 실망스럽다”며 “소비자 수요 역시 부진한 가운데 중앙은행의 제로금리 정책에 따른 과잉 유동성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3월 신규 주택 판매는 48만1000건으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1만건에 못 미쳤다.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4를 기록해 3월 최종치인 55.7과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5.5를 일제히 밑돌았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1% 가까이 상승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 애널리스트는 회계연도 2분기 아이폰 판매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이베이도 각각 0.9%와 3.9% 오르며 나스닥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에 힘을 보탰다.
반면 페이스북은 1분기 매출액이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친 데 따라 2.5% 하락했다. 고가 주택 건설 업체인 풀테그룹도 1분기 이익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8% 가까이 급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