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경제지표 약세에 금리인상 노코멘트…당분간 둔화 국면
[뉴스핌=노종빈 기자] 유럽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국채 수익률이 크게 상승하면서 유로존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를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유입되던 유로 캐리 트레이드 자금도 일시 둔화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 유로화 강세…독일 국채 수익률 급등
29일(현지시각)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거래일 종가인 0.165%에서 0.285%까지 무려 12bp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20일 0.075%로 마감가 기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으나 9일 사이에 무려 21bp나 반등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로화는 강세를 회복하며 지난 2011년 10월 이래 강력한 반등세를 보였다. 유로화도 29일 종가기준으로 1.11달러대를 넘어서면서 지난 3월 초 유럽중앙은행(ECB) 양적 완화 실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유로화 강세)
독일 국채 수익률 급등과 유로화 강세 반전 등 시장변동성이 급증함에 따라 이날 독일 증시도 3.21%대 급락세를 보였다.
독일 증시에 상장된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출 중심의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에 걸림돌이 되는 유로화 강세는 증시 불안의 주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 유로존 채권 마이너스 수익률 '버블'
그동안 급등세를 나타내며 버블조짐까지 보였던 유로존 채권 시장에서는 급격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채권 수익률이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은 마이너스 수익률이 추가로 더 확대되는 경우 뿐이다.
투자자들은 ECB가 채권 매입을 통해 양적완화를 지속할 경우 투자금을 언제든지 회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채권을 사들였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난 양적완화 효과로 인해 시장 흐름이 반전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 시장에서는 경기 확장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 통화 긴축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익률이 반등한다. 따라서 ECB의 양적완화 지속에 따라 발생된 수익률 하락폭을 결국 따라잡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미국과 영국의 양적완화 과정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중앙은행이 채권 매입을 지속하면 결국 채권 시장의 수익률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
◆ 美 경제지표 약세…당분간 둔화 국면
4월 FOMC회의 결과 미국 연준은 올해 1분기 미국 경제지표의 약세를 일시적 둔화 국면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2분기 성장도 크게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연준은 시장 전문가 컨센서스인 올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도 근시일 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댄 그린하우스 BTIG 수석투자 전략가는 "연준 의사록에는 예상 밖의 내용은 없었다"며 "상반기 금리인상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상황이나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은 여전히 하반기 중 금리인상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달러화가 미국 경제지표 반등과 함께 강세 전환하면서 유로화는 재차 약세 전환활 여지가 있다.
이 가운데 단기적으로 독일 국채가격의 버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일부 차익실현 자금 등으로 독일 등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추가 상승할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 유로 강세에 캐리 트레이드 당분간 주춤?
전날 독일 10년물 국채의 매도세로 수익률은 12bp 상승했는데 이는 최근 2년래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전날 독일국채를 매도한 투자자들로서는 약 7년간의 이자 수입에 해당하는 이익을 포기하고 손절매한 것이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감을 둔화시키는 결과로 반전하긴 했지만 당분간 유로화 강세는 지속될 수 있다.
향후 유로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유럽 수출기업들의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유로화 강세와 독일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수록 신흥국으로 유입되던 유로 캐리 자금도 다소 정체될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