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균형 찾는 과정…흑백논리로 대립하는 문제 아니다"
[뉴스핌=노종빈 기자]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같은 국제 경제기구 설립을 통해 아시아에서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 나라가 결국에는 지역 내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7일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유라시아 3국을 순방,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이어지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에 대한 강력한 이니셔티브를 재차 천명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이로 인해 중국의 AIIB 설립은 직접적인 마찰의 형태는 아니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이슈로 부각된 상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글로벌스포츠기업인 나이키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TPP는 미국의 중요한 국가 경제적 자산"이라며 "미국이 전세계 교역의 질서를 만들지 않는다면 중국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타운대 마이클 그린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여당인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해 흑백논리를 도입했지만 뚜렷하게 양립되는 문제는 아니다"며 "TPP 협상은 중국 측에 게임 수위를 높일 것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누가 규칙을 만들고, 경쟁적 자유화를 주도할 것인지를 놓고 직접적 경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국제정치질서와 관련, 미국의 영향력을 과도하게 평가하면서 자국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보고 스스로 경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AIIB와 같은 국제기구 출범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 중국은 나중에라도 미국이 주도하는 TPP에 참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TPP 가입국의 지위에 걸맞은 다양한 경제적 개혁이 필요할 전망이다.
시인훙 중국 인민대학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중국 고위 인사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TPP를 통해 아시아의 질서를 조정하려는 시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가 워낙 광대한 지역이라 다양한 무역 협정이 있을 수 있어 TPP 자체에는 우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 교수는 "중국 정부가 미국이 TPP를 통해 아시아에서 경제적 우위를 회복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아시아에는 TPP를 추구하는 미국과 기존의 영향력을 보유한 중국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자유무역 협정을 추구한다면 이는 결국에는 경쟁과 함께 협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