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상하이거래소가 국가 주요 전략 산업 분야 신생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전략 신흥판(제 2차스닥)’ 출범을 기획 중이다. 상장 조건을 대폭 완화해 IT 등 혁신기업의 중국 증시 상장을 유도한다는 목표로서 주식발행등록제 정식 시행 이후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 류스안(劉世安) 부대표는 19일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증권거래소 2015 중국 주식투자포럼’에 참석해 전략 신흥판의 의미와 시급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
포럼에서 류스안은 “주식발행등록제 개혁 배경 하에 전략 신흥판을 출범하는 것은 해외(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들의 본국 회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상장 중국 기업들의 국내 증시 U턴에 일부 제도적 장애물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하이거래소는 전략 신흥판의 출범과 기타 제도혁신을 통해 이들 기업에 편의를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류스안은 “해외 상장을 계획했던 일부 우량 중국기업들이 A주에 빨리 상장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나 아직 국내 자본시장에 해외 상장 중인 중국 기업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하다”며 “전략 신흥판 출범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신문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 중인 중국 기업은 알리바바와 경동(京東, 징둥)·바이두(百度) 등 유명 인터넷 기업 총 약 200여 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투자연구기관인 청과(淸科)연구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 중인 인터넷 기업 중 1/4 가량이 중국기업이며, 인터넷 기업들의 시가 총액 중 중국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3/4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하이거래소 상장사 2014년 연례보고 종합 분석 보고서’에서는 시가 총액 기준 금융·채굴·전통공업 분야가 상하이 거래소 전체 시총의 74%를 넘는 반면, 차세대 IT기술(인터넷)·신에너지·바이오 의약 등 전략 신흥 산업분야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략 신흥판 상장 대상 기업에는 중국 정부가 선정한 중점 전략 신흥산업의 기업들과 IT 혁신기업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류스안은 “전략 신흥판 출범 초기에는 ‘12·5’ 국가 전략산업 발전 규획에 포함된 7대 전략적 신흥산업과 ‘중국제조 2025’의 10대 중점 발전 분야 기업, 과학기술 혁신형 기업이 주요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국가가 기타 산업계획에서 확정한 신흥산업과 비즈니스모델 혁신·기업경영 혁신 등과 관련한 혁신형 기업 또한 전략적 신흥판에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요건 부분에서도 기존 메인보드 보다 포용적인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류스안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전략 신흥산업 기업의 경우 국내 자본시장의 현행 상장 조건에 부합되지 않아 융자지원을 받기 힘들지만, 전략 신흥판은 이들 기업에 중국 국내 자본시장 플랫폼을 제공해 업무 발전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영업수입과 순이익을 주요 기준으로 삼았던 것과 달리 다원화된 상장 기준 체계를 마련해 조건이 다소 미흡한 신흥 산업기업 및 혁신형 기업의 상장 및 융자를 허용할 방침이다.
중국의 유명 경제학자 쑹칭후이(宋淸輝)는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전략 신흥판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략 신흥판 출범은 주식발행등록제 정식 시행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