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생산량 유지할 것…70~80달러 가능성 높아"
[뉴스핌=김민정 기자] 최근 배럴당 60달러까지 반등한 국제유가의 향후 전망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논쟁이 뜨겁다.
이 가운데 컨설팅업체 AT커니의 에르브 윌크진스키는 21일(현지시각) 마켓워치 기고를 통해 "낮고 순환적인 유가가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며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한 다섯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윌크진스키가 제시한 5가지 시나리오의 가장 큰 변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결정이다. 오는 6월 회의에서 생산량을 결정하는 OPEC은 지난해 6월 이후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감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로크네딘 자바디 이란 석유부 부장관도 최근 OPEC이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크진스키는 첫 번째 시나리오로 OPEC의 생산량 유지를 전제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을 늘리는 가운데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부진한 수요가 더해지면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의 '뉴노멀'을 형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봤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OPEC 회원국들이 생산량을 늘려 재정을 확보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유럽과 중국으로부터의 수요가 부진하고 아시아와 남미에서 셰일가스 개발이 이뤄질 경우 유가는 배럴당 50~60달러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셋째 윌크진스키는 OPEC이 다시 가격 결정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90~1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유가가 폭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윌크진스키는 네 번째 시나리오로 비OPEC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줄이더라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고 생산 비용이 낮은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일어난다면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폭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반대의 경우도 예상 가능하다.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지정학적 이슈로 공급이 제한되는 경우 유가는 다시 140달러 위로 급등할 수 있다. 다만 윌크진스키는 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 골드만 "유가, 45달러까지 밀릴 것…올라도 66달러 아래"영국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주유를 하고 있다.<출처=블룸버그통신>
유가의 향방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도 각양각색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WTI 유가가 연중 저점인 배럴당 45달러까지 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반등하면 배럴당 66달러까지 오를 수 있지만 최근 가격 수준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클레이스는 보고서에서 "배럴당 65~70달러의 유가는 많은 공급자들이 생산을 늘리게 한다"며 "이것이 이미 공급 과잉인 시장에 공급량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윈 마헤시 바클레이스 원유 담당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빠르게 오를수록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원유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대다수의 에너지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개발과 낮아진 생산비용 등으로 배럴당 65달러의 유가가 85달러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많은 정유사들이 생산 활동의 둔화로 비용절감을 지속하기 위한 생산방법과 효율성을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며 "손익분기점 비용이 새로운 기술과 낮은 탐사 및 생산 비용으로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소시에테제너럴은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클 휘트너 소시에테제너럴 원유 리서치 헤드는 "미국의 원유 생산이 확연하게 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글로벌 수요도 항상 한 해의 하반기에 강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