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즈 "유럽-그리스 디커플링"…모간스탠리 "미 증시 사라"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그리스 디폴트 불안감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유럽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으며 오히려 지금이 저가매수에 나설 절호의 기회라는 주장이 글러벌 투자은행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9일 바클레이즈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 정책을 시작하고부터 유럽 증시와 그리스 증시가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그리스 사태가 더 악화되더라도 유럽 증시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바클레이즈 이안 스콧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 위기전염은 없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는 (디커플링) 추세가 반전될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유로존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을 바탕으로 한 펀더멘털이 지배적인 시장 지지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SCI 그리스지수와 MSCI 유럽지수 올 초 이후 움직임을 보면 디커플링이 나타나고 있음. <출처 = MSCI> |
그는 유로존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포르투갈과 스페인, 아일랜드, 이탈리아에서도 유럽연합(EU) 참여를 지지하는 쪽으로 태도가 바뀌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는 한 그리스는 소위 '왕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위기 전염 영향도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IG마켓 선임 애널리스트 크리스 보챔도 그리스 디폴트와 그렉시트 불안으로 최근 몇 개월 동안 유럽 증시가 상당한 낙폭을 기록했지만, 이제는 저가 매수에 나설 적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 역시 ECB의 QE가 강력한 지지요인이 될 것이라며 "QE가 내년 9월 또는 그 이후까지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며 위기 요인이 곳곳에 있다 하더라도 유럽 증시는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보챔은 독일 증시가 낙관적이라며 닥스(DAX)30 지수가 지난 4월 고점인 1만2391 수준까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는 이날 그리스 악재에 3.56% 떨어진 1만1083.20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그리스 사태가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에 기회가 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아담 파커 모간스탠리 수석 전략가는 2분기 미국 어닝 시즌이 시작되면 그리스 이슈는 점차 누그러질 것이라며, 지금이 미 증시 저가 매수에 나설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미국 경제는 더 개선될 것이며 몇 주 있으면 어닝시즌이 시작되는데 그 때가 되면 그리스는 (시장 이슈로) 아예 언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상장 기업들의 올 한해 실적은 1.2% 개선될 전망이며, 4분기에만 3.6%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씨티그룹이 발표하는 경기 서프라이즈지수도 지난 2월 10일 이후 최고치에 머물고 있어 미국 경기 개선 기대감을 밝히고 있다.
씨티그룹 경기 서프라이즈지수 <출처=씨티그룹>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