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시장 신뢰 상승 및 경제 지표 호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에 놀란 투자자들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의 침착한 반응에 또 한 번 예상 밖이라는 표정이다.
무엇보다 그리스의 부채위기가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던 지난 2011년과 비교할 때 최근 주가 저항력은 놀랍다는 평가다.
일부 투자자들은 그리스보다 중국 증시 급락이 더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최근 급락한 것도 그리스보다 중국에 원인이 있다는 주장이다.
황소상[출처=블룸버그통신] |
뉴욕증시는 이날 그리스 악재를 반영하며 내림세로 출발했지만 장 후반 대형주와 블루칩이 상승 반전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증시의 강한 저항력에 대해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위기 대처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웨스트우드 홀딩스 그룹의 마크 프리만 최고투자책임자는 “2010년과 2011년 당시와 달리 ECB가 강력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 ECB가 위기 상황에 금융시스템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높다”고 전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데이비드 조이 전략가 역시 “ECB의 위기 대응에 대해 투자자들의 신뢰가 과거보다 높아졌다”며 “그리스 경제 규모가 유로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그치는 점도 증시가 비교적 침착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ECB는 이른바 주변국 국채를 매입해 유로존 채권시장의 혼란을 진정시켰고, 이어 월600억유로의 양적완화(QE)를 단행해 경기 부양 의지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 수용적 통화정책 역시 투자자들의 투매 움직임을 차단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BNY 멜론 웰스 매니지먼트의 레오 그로노브스키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 연준이 그리스 사태를 빌미로 금리인상을 늦출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낙폭을 제한하고 있다”며 “여기에 유로존 주변국 국채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심리 냉각을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리스 사태가 최악의 결말을 맞는다 하더라도 미국 기업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주가에 버팀목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찰스 슈왑의 제프리 클라인탑 전략가는 “시장의 시선이 온통 그리스에 쏠린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은 그 밖에 호재들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며 “유럽의 제조업 경기 호조와 중국 집값 회복, 영국의 디플레이션 리스크 탈피와 일본의 기업 경기신뢰 개선 등 청신호를 보내는 경제 지표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