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상승 모멘텀 한풀 꺾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6월 소매판매가 예상밖 감소를 나타내면서 15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수 경기 부진을 근거로 일부 투자은행(IB)들이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달러화의 상승 탄력이 꺾이는 등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기대에 높아졌던 9월 긴축 전망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미국 유통업체 타겟[출처=AP/뉴시스] |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내수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2분기 성장률이 기존의 예상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6월 소매판매는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0.3% 증가한 것으로 내다봤으나 전망이 빗나간 셈이다. 또 5월 1% 늘어난 데서 한풀 꺾인 수치다.
무엇보다 저유가가 지속됐지만 소비가 강하게 살아나지 않은 데서 투자자들은 실망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지표 발표 후 JP모간과 TD증권, 크레디트 스위스(CS) 등 주요 IB의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가량 하향 조정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것은 옐런 의장의 증언이다. 15~16일 의회 반기 통화정책 회의에서 미국 경제 기초체력과 긴축 시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옐런 의장은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와 무관하게 국내 경제 지표가 정책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경우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소매판매 지표가 정책자들의 발목을 잡을 것인지 여부를 놓고 투자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앰허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내수 경기가 모멘텀을 회복하고 있다는 주장이 이번 소매판매 지표 하락으로 한풀 꺾였다”며 “하지만 연준의 정책 기조가 이를 근거로 수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웰스 파고는 연준이 첫 금리인상을 단행하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을 끌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존 쉬루스베리 최고재무책임자는 “사상 최저금리가 예상보다 오랜 기간 유지될 것”이라며 “채권 포트폴리오를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재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가 진정된 데 따라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던 달러화는 약보합으로 후퇴했다.
장중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0.1% 가량 하락했고, 엔화에 대해서도 소폭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욕의 주식 브로커 업체인 차프델라인 앤 코의 더글러스 보스위크 외환 헤드는 “소매판매가 거의 매월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연준의 금리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이를 선제 반영했던 달러화가 상승 모멘텀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