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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채권, 그리스 먹구름 가시자 유동성 리스크

기사입력 : 2015년07월18일 04:15

최종수정 : 2015년07월18일 04:41

자산운용사 펀드 규모 및 트레이딩 제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가 진정되면서 활기를 되찾는 듯했던 유럽 채권시장이 유동성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채권 매매가 냉각되면서 딜러들의 거래가 위축되는 한편 일부 자산 운용사들이 관련 펀드의 신규 투자를 제한하는 등 시장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주요 통화[출처=블룸버그통신]
1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영국 자산운용사인 투에니포 애셋 매니지먼트는 채권 펀드의 신규 자금 유입을 7억5000만파운드(12억달러)까지로 제한하기로 했다. 투자 금액의 상한선을 설정해 펀드 규모를 통하겠다는 움직임이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 역시 자금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펀드 규모를 제한하고 있다.

이 밖에 상당수의 자산운용사들이 채권 펀드와 트레이딩을 제한하는 한편 파생상품을 통해 특정 포지션에 발목이 잡히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이다.

그리스의 부채위기가 한풀 꺾이면서 시장 전반의 리스크가 후퇴했지만 채권 매매가 더욱 난항을 맞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시장 유동성 리스크가 점차 높아지는 한편 규제 강화에 따라 채권 트레이딩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크 파슨스 펀드 세일즈 헤드는 “회사채 시장의 유동성이 지극히 제한적이고, 특히 영국의 경우 시장 깊이가 제로에 가까운 정도로 얕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채권 펀드 규모를 제한하는 것도 유동성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이 앞다퉈 ‘팔자’에 나서면서 채권 가격이 급락할 리스크가 잠재된 만큼 공격적인 대규모 매입을 지양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투에니포 애셋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보위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아 대형 펀드 운용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포지션이 클수록 매매에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그룹에 따르면 신용시장의 유동성은 2006년 이후 90% 가까이 줄어들었다. 규제 강화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리거 앤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벤 베네트 신용 전략가는 “신규 투자를 단행할 때 갑작스럽게 유동성이 마비되면서 상당 기간 손발이 묶이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와 무관하게 선호할 수 있는 자산인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며 “장기 투자일수록 유동성 문제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며, 이르면 앞으로 6개월 이내 또 다시 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이 잠재돼 있어 시장 유동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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