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의 카드 갤럭시S6 실망…10조 끝?
[뉴스핌=김연순 기자] 삼성전자가 올 2분기 경영성적표를 30일 최종 공개했다. 지난 7일 실적 잠정치가 공개한 터라 시장의 관심은 부문별 실적에 집중됐다.
반도체 부문은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의 호실적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최대 관심인 스마트폰 사업을 관장하는 IM(IT모바일) 부문의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갤럭시S6에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던 투자자들에겐 '역시나' 아쉬움을 남겼다. 시장에선 과거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클럽을 견인했던 필살기가 이제 자취를 감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30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48조5375억원, 영업이익 6조89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29%, 4.03%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약 3%, 약 15% 증가했다.
특히 이번 실적발표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 IM부문은 매출 26조600억원, 영업이익 2조76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내심 '회심의 카드'로 통했던 갤럭시S6 효과로 영업이익 3조원을 기대했지만 크게 못미쳤다. 특히 매출이 전년대비 6.5%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37.5%나 급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6를 본격 출시했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 개선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IM부문은 지난 2013년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 클럽에 달성했을 당시에만 해도 필살기인 '갤럭시 신화'에 힘입어 6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최고 히트작은 갤럭시S4로 누적 판매량이 7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두달만에 2000만대 판매를 넘었다.
올해 초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장이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S 시리즈 가운데 역대 최고 판매량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아직 현실은 녹록치 않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총 89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으며 이 중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대 초반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스마트폰 판매 대수는 7000만대 초중반으로 추정된다. 이는 갤럭시S5가 주도했던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히려 실적은 갤럭시S5가 주도한 작년 2분기 실적(영업이익 4조4200억원)의 62% 수준에 그쳤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선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애츨의 아이폰6의 열풍이 지속되고 있고, 보급형 시장에서도 샤오미를 중심으로 중국 저가업체들이 한국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성장하지만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에 따른 갤럭시S6와 S6 엣지의 탄력적인 가격 운영, 대화면 신모델 출시 등을 제시했다. 갤럭시S6 판매고를 늘리기 위해 사실상 올해 하반기 가격 인하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삼성전자 박진영 상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갤럭시S6와 엣지는 전 지역에서 고르게 판매됐으나 엣지의 공급 차질이 있었다"며 "갤럭시S6 엣지의 공급 문제는 이미 해결됐고 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사업의 꾸준한 호조세가 삼성전자 실적을 지탱하고 있지만 필살기가 되살아나지 않을 경우 지난해 등장했던 '삼성전자의 위기론'이 또 다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