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소집 등 적극적 주주권 행사 법 개정은 신중
[뉴스핌=정탁윤 기자] 새누리당이 10일 롯데 사태와 관련, 국민연금의 주주권을 최대한 행사하는 방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주주총회 소집요구 등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는 국민연금의 특성상 운용의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이날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으로부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관련한 비공개 보고를 받고 "현재 자본시장법상 (국민연금의) 적극적 경영 참여시 빈번한 공시에 따른 포트폴리오 노출과 추격 매매 등으로 운용상 심각한 제약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 의장은 "국민연금이 법률상 제약 때문에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어렵다 하더라도 주주로서 소극적 주주권 행사 범위 내에서라도 재벌들의 황제 경영이라든지, 재벌들의 내부적 문제들로 일반 투자자들이 손해보지 않도록 최대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가운데)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만나 롯데그룹 주주권 행사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
현행 상법상 주주권은 소극적 주주권과 적극적 주주권으로 나뉜다. 소극적 주주권에는 의결권 행사가 있으며, 적극적 주주권에는 ▲회계장부 열람권 ▲감사인 선임청구권 ▲주주총회 소집 청구권 등이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소극적 주주권인 의결권만 행사하고 있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선 자본시장법이 개정돼야 하는데, 그러면 연금사회주의가 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앞서 청와대 정무특보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아침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확대할 경우 국민연금공단 내부 조직인 기금운용본부가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참가하게 된다"며 "이것은 정부나 정치권이 기금운용 통제를 통해 기업경영을 좌지우지한다는 의미의 '연금 사회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롯데그룹 사태와 관련해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자금을 지켜낼 수 있도록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측은 이날 "롯데의 재무적 투자자로서 투자수익을 보호하기 위해 사태의 진행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롯데그룹 경영진 면담 등으로 현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 기업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향후 주주 및 시장과 소통을 확대해 주주 이익을 우선하는 정책을 촉구하겠다"고 보고했다고 김 정책위의장이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