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변동성 확대" 우려…다소 부정적 영향
[뉴스핌=이보람 기자] 중국의 위안화 절하와 관련,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감을 표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 부양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글로벌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 행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도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중국은 위안/달러 환율을 전일대비 1.9% 상승한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같은 위안화 절하는 수출 경쟁력 강화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수출 경쟁력 확보를 통해 중국 경기부진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이라며 "뿐만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의 SDR(특별인출권) 편입을 앞두고 펀더멘털과 괴리된 위안화 가치를 정상화 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위안화 절하는 국내 증시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이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윤창용 신한금투 연구원은 "문제는 위안화 절하가 심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핫머니)의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핫머니가 급격하게 유출될 경우 증시 및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더불어 금융부실 문제가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위안화 평가절하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경우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코스피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결정에 2000포인트 밑으로 하락한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52포인트, 0.82% 내린 1,986.65에 장을 마감했다. <이형석 사진기자> |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밤 사이 원/달러 환율이 1180원을 넘어서고 원유도 4% 가량 하락하는 등 위안화 절하로 원화 약세와 달러 강세가 표출될 수 있다"며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결국 원유 등 원자재 시장의 부진이 야기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같은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다만 국내 증시의 경우 이번 조치가 글로벌 쇼크 수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추가적인 위안화 절하 조치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위안화가 연초부터 20% 가량 절상됐다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현재 절하 수준이 미미하기 때문에 경기 부양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중국 정부가 다시 한 번 이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경기 부양을 위한 또다른 정책을 동원하면서 추가적인 절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제시된 것.
만약 이와 같이 추가적 원화 절하 조치가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으나 국내 몇몇 업종의 경우 희비가 엇갈리게 될 전망이다.
박정우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로 인한 수혜주는 자동차 의류OEM 등"이라며 "반면 피해주는 중국향 매출이나 로열티 비중이 높은 의류 음식료 게임, 중국인바운드 소비와 관련된 화장품 면세점 여행, 중국과 경쟁 관계에 놓인 제조업 서비스업 등"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화장품이나 면세점, 여행 등 중국 인바운드 소비주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