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최다니엘(29)은 지적인 배우다. 문신 요구가 빗발치는(?) 안경 때문이기도 하고 그동안 연기를 통해 구축해온 이미지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카메라를 벗어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직접 마주한 최다니엘은 정말 가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꾸밈없는 사람이었다. 아는 대로 솔직하게 말했고 느끼는 대로 표현했다. 상대를 의식하지 않으니 행동에도 어색함이 없었다. 어쩌면 신작 속 그의 유쾌한 이미지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일지도 모르겠다.
배우 최다니엘이 유쾌한 코미디로 돌아왔다. 27일 개봉한 ‘치외법권’은 분노조절 안 되는 프로파일러 정진(임창정)과 여자에 미친 강력계 형사 유민(최다니엘) 콤비의 활약을 담은 코믹 액션. 법 위에 군림하는 범죄조직 보스를 잡기 위해 무법수사팀으로 엮인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실 언론시사회 하고서 ‘똥망’인가 했어요(웃음). 근데 의외로 일반 친구들이 재밌게 봐주더라고요. 제가 B급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사실 한국영화는 그런 게 많이 없잖아요. 시장도 좁고 안정성을 추구하니까. 그런데 우리 영화는 그런 B급 정서를 살렸죠. 게다가 퓨전 느낌이라 B급 정서를 안 보는 사람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다 싶었어요. 아마 골 때리는 영화의 탄생이 아닐까 해요.”
극중 최다니엘이 연기한 유민은 여자만 봤다 하면 일단 들이대고 보는 강력계 형사다. 성충동 조절 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무후무한 전력을 가진 인물. 앞서 잠시 언급했듯 ‘공모자들’(2012), ‘열한시’(2013), ‘악의 연대기’(2015) 등 그간 최다니엘이 스크린에서 보여준 어두운 면모는 완전히 걷어냈다. 아주 시원하게 방향을 틀었다.
“연기하기 편하고 그런 걸 떠나서 개인적으로 자연스럽고 재밌는 걸 좋아해요. 심각하고 무서운 걸 오히려 안 좋아하는데 공교롭게도 그런 영화를 많이 했을 뿐이죠. 실제로 저도 재밌는 거 좋아하는 흥이 많은 사람이고요. 데뷔 전에는 나이트도 가고 헌팅도 하면서 살았죠. 진지할 때는 여자 꾈 때 정도? 그때 아니면 그냥 막 노는 편이에요(웃음).”
이러한 유쾌함이 닮았기 때문일까. 최다니엘은 이번 작품에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게다가 그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수위가 높다고 할 정도로 파격적이다. 예컨대 호피 무늬 팬티를 입고 여자들과 광란의 파티를 벌이는 장면이라든가 베드신과 함께 보여준 전라 노출 격투신 등이 바로 그의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이다.
“관객에게 캐릭터를 더 확실히 설명하기 위해 임팩트를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의 첫 베드신을 제안했죠. 왜 첫 베드신으로 코미디를 선택했냐고요? 오히려 치정멜로에서 처음 했다면 너무 부담스러웠을 거예요. 올누드긴 했지만, 영화 안에서 녹아들어 가는 거라 부담이 없었죠. 제가 또 뭘 노리고 하는 걸 안좋하기도 하고요.”
신작을 내놓는 만큼 흥행에 대한 질문도 추가됐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야기는 지난 2009년 전파를 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연결됐다. 당시 최다니엘은 한순간에 스타덤에 오르며 최정상의 인기를 맛봤다. 하지만 그건 배우 인생에 약이자 독이 됐다. 그때를 넘어서는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주위의 시선은 걱정스러워졌다. 당연히 본인 역시 흥행에 목이 마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인데 그땐 급변한 삶이 너무 힘들었어요. 가식적으로 사는 것도 창피했죠. 그래서 사실 ‘동안미녀’를 마지막 작품으로 했어요. 이런 말 하면 혼쭐나겠지만, 그땐 그냥 버스 타고 아르바이트하면서 평범하게 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니까 어딜 가나 이런 어려움은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견뎌냈죠. 다만 확실한 건 그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는 거예요. 개인의 삶도 더 지킬 수 있고 대세는 (김)우빈이, (이)종석이처럼 저 말고도 많으니까요(웃음).”
“요즘 클로이 모레츠에 푹빠졌어요” |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