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빠르게 증가...재정건전성 대책 필요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14분에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이영기 기자] 우리나라 정부가 가진 순자산(총자산에서 총부채 차감)이 최근 3년새 27.6%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산 증가 속도에 비해 부채 늘어나는 속도가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악화되는 재정건전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국가순자산 감소는 우리 국민을 먹여살릴 수 있는 국부가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연간 가계총지출 대비 순자산규모를 기간으로 환산하면 2011년엔 13.8개월이었으나 지난해엔 9.2개월로 짧아졌다. 국가총자산은 국유지 문화재 도로 댐 정부지분 KIC출자금 등으로 구성된다.
31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총자산은 1756조8445억원, 총부채는 1212조7534억원이었다.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차감한 순자산은 544조912억원.
2013년에 비해 총자산이 90조4000억원(5.42%) 늘어난 데 반해 총부채는 94조4000억원(8.44%)나 늘었다. 이에 따라 순자산이 548조4000억원에서 544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이같은 순자산 감소는 지난 2011년 이래 3년 연속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1년 751조5231억원이었던 순자산은 3년만에 27.6%나 급감했다.
총자산대비 순자산 비율도 2011년 41.3%에서 지난해 31.0%로 떨어졌다.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공무원 군인연금 등 연금충당부채와 경기활성화를 위한 국채 발행액 증가 때문이다. 지난해만해도 연금충당부채가 47조3993억원, 국채 증가 등이 46조원에 달했다.
국민을 먹여살릴 수 있는 국부가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 최종지출 규모가 712조7269억원인을 고려하면 국부가 1년치 국민소비액의 76.3%로 3/4수준에 불과하다.
◆ 국가순자산 감소 = 미래세대 순편익 감소
한편, 국가의 순자산은 장래 세대가 받을 공공서비스의 편익에서 부담할 채무를 차감한 순편익을 의미한다. 예컨대 우리 국민이 앞으로 아무 일을 하지않고 국부로 얼마나 오래 먹고 살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김기영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국가회계에서 순자산은 부의 세대간 이전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장래세대가 공짜로 받을 수 있는 공공서비스의 현재가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 최종지출 규모가 712조7269억원이었다. 이와 국가순자산을 비교하면 국부가 1년치 국민소비액의 76.3%로 3/4 수준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11년에는 국부로 국민들이 13.8개월간 먹고 살 수 있었지만 지난해엔 이 기간이 9.2개월로 대폭 줄었다.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관계자는 "우리나라 순자산만으로 우리 국민이 먹고 살수 있는 기간은 가계최종지출을 기준으로 산출해보면 된다"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9.2개월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가채무 규모가 지난해 530조원에서 올해 58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을 예상하면 상황은 더욱 비관적이다.국가의 재정건전성의 주요지표인 순자산 규모가 급격히 줄어드는데 대한 심도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기영 교수는 "2011년 이후 순자산이 줄어 순자산비율이 지속 하락하는 추세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양상"이라며 "이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