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적정량‘ 이하 수입…가격 인상 청신호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산 H형강 수입량(통관기준 속보치)은 3만7000t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수입량인 12만8000t 대비 71%, 전년 동월 4만8000t 대비 23% 적다.
동국제강 사옥(좌), 현대제철이 입주해 있는 현대기아차 사옥(우) <사진=각사> |
중국산 H형강 수입량이 월간 수입량이 4만t 이하를 나타낸 것은 지난 1월 이후 7개월만이다. 4만t은 철강업계가 적정량으로 판단하는 기준선이다.
지난 7월 30일자로 발효된 한국 정부의 반덤핑 제재 효과가 즉각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중국산 H형강의 가격이 24~32.7% 오르고 수입물량도 매년 58만t으로 제한되는 것.
저가 중국산 H형강의 대량 유입으로 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어 온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으로서는 실적 개선 전망이 밝아졌다. 제조업체들은 유통업체에 제공하는 할인을 t당 2만원 줄여 가격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H형강은 고층빌딩, 공장, 창고, 격납고, 체육관 등의 기둥재, 철골 아파트, 학교, 상가, 지하철, 교량 등의 기초용 말뚝 등으로 사용되는 건설자재다. 국내에서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생산한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H형강 내수판매량은 112만9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내수판매량은 208만t에 달하고 가격 인상을 통해 190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다만,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이달부터 가격을 당장 올리지 않고 반덤핑 판정 직전 대량 유입됐던 시중 재고물량이 소진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8월말 현재 국내산 H형강의 시중 거래시세는 t당 65만원으로 제조사들의 공장도 가격인 t당 83만원보다 21.7% 낮다. 저가 중국산에 길들여진 시장 분위기가 변화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중국산 수입량이 다시 급증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지난달 물량이 감소한 것을 중국측의 물량 제한 성실 이행으로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견해다.
제강사 관계자는 “6~7월에 수입량이 급증했던 것은 반덤핑 관세를 피하기 위해 8월 물량까지 끌어당긴 측면이 있다”며 “4분기까지의 수입흐름을 본 이후에 반덤핑 조치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