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 심의 앞두고 검증실패 은폐 의혹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를 받기 위해 원전부품의 기기검증(EQ) 실패를 알고 있었음에도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부품은 지난 2013년 원전비리 사태 당시 확인된 위조부품이지만, 신고리 3고기 운영허가 심의를 앞두고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 |
당시 9일 열린 원안위 회의에서는 신고리 3호기의 운영허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한수원은 원안위 회의가 끝난 다음날인 10일에서야 검증결과를 공식보고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검증실패 결과를 확인했음에도 원안위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운영허가 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사실을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문제가 된 '제어봉위치전송기 케이블 조립체'는 지난 2013년 5월 새한TEP가 방사선조사 보고서를 위조한 부품이다. 한수원은 해당 부품을 같은 해 9월 한국기계연구원(KIMM)에 재검증 실시해 적합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초 신한울 1,2호기 기기검증 보고서 재검토 중 해당 부품의 부실 테스트(진동노화시험 조건 오류)가 확인되었고, 이에 따라 같은 부품을 사용하는 신고리 3,4호기에서도 확인 결과 동일한 오류가 드러났다.
해당 부품을 제작한 ㈜우진은 '불일치 보고서'를 발행했고, 공급업체인 두산중공업은 지난 3월30일 한수원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이에 한수원은 두산중공업과 해당 부품의 검증을 협의했고, 두산중공업의 검증결과 설계수명(40년)은커녕 29.8개월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두산중공업은 4월 6일 한수원에 "시험결과 기술적으로는 29.8개월입니다. 따라서 (새 시편(샘플) 재검증이 필요합니다"라고 구두로 보고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이러한 사실을 원안위에 즉시 보고하지 않고 훨씬 뒤인 4월 24일이 되서야 원안위에 보고했다.
만약 한수원이 부품검증 결과를 원안위에 즉시 보고했다면, 재검증에 2~3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4월9일 열린 원안위에서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 심의는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당시 신고리 3호기의 운영허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에서, 한수원은 이러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은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제남 의원은 "원전의 안전과 직결되는 안전등급의 기기검증이 실패했음에도 신고리 3호기의 운영허가를 받기 위해 이를 은폐했다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이런 한수원에 원전의 운영을 맡기는 것은 국민 생명을 건 도박에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원안위는 한수원과 두산중공업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