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대형 중앙기업인 중국제2중형기계그룹(中國第二機械工業集團, 2중그룹) 자회사 중국 제2중공업그룹중형장비주식유한회사(2중중장)가 수익 악화로 인한 재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밝히면서 모기업인 2중그룹 또한 채무이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유기업인 바오딩톈웨이(保定天威)가 지난 4월 15억 위안 규모 채권에 대한 이자 8550만 위안을 지불하지 못해 국유기업 중 처음으로 디폴트를 선언한 이후 국유기업으로는 두 번째, 중앙기업으로는 최초로 2중그룹이 디폴트 위기에 빠진 것이다.
2중중장의 공시내용 |
2중중장은 15일 공시를 통해 회사 채권단이 회사 소재지인 쓰촨(四川)성 법원에 채권 ’08 2중채(二重債)’의 이자 지불능력이 없는 자사의 구조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2중중장은 또 법원이 구조조정 신청을 심리하는 동안 ’08 2중채’의 만기 상환일이 도래하지만, 회사는 채권단에 이자와 원금을 지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중중장은 중장비 부문 중국 최대 중앙기업인 2중그룹의 자회사로, 중국 내 주요 야금설비 제조업체 중 하나다.
2010년 2월 상하이거래소에 상장했으나 상장 이후 2중중장의 경영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2010-2013년 2중중장의 순이익은 각각 2억7000만 위안, 마이너스(-) 1억4000만 위안, -26억 위안, -32억 위안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78억9800만 위안까지 늘어났다. 순자산은 무려 -42억3300만 위안에 달했다.
실적 저조로 2중중장은 당초 특별관리종목으로 분류됐다가 지난해 5월 26일 증시 거래가 잠정 중단됐으며, 올해 5월 21일 상하이거래소에 의해 퇴출당했다. 2014년 시장퇴출제도 개혁 후 최초로 증시에서 퇴출된 2중중장은 7월 20일 장외시장인 신삼판(新三板)에 상장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채권은 2중중장이 상장 전인 2008년 모회사인 2중그룹을 담보인으로 세워 발행한 것으로, 총 8억 위안 중 현재 약 3억1000만 위안 가량이 남아있다. 내달 14일이 만기지만, 지난 4월 말 2중중장은 중장비 업계 경기 침체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자금상황이 극도로 나빠 대출이나 상업어음을 제때에 상환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2중중장의 채무불이행은 담보인인 모회사 2중그룹의 채무 상환에도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2중중장이 채무 이행 어려움을 공개한 15일, 2중그룹 또한 이자 지지급 불가 가능성을 시사했다.
2중그룹은 공시에서 “2중중장이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 경우 2중중장에 대한 자사의 장기주식투자·채권·담보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중기채 투자자와 회의를 갖고 회의 결과 및 투자자 요구에 따라 사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2중그룹은 지난 2012년 5년물 중기채 ‘12二重MTN1’를 발행해 매년 9월 26일을 이자 지급일로 설정했지만 올해는 이자 지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1958년 설립된 2중그룹은 중국 중앙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중앙기업으로, 중국 중대기술장비의 국산화 기지이자 중국 최대 신에너지 장비 제조기지로 불리며, 설립 이후 50여년 간 야금·광산·에너지·교통·자동차·석유화학·우주항공 등 분야에 중장비 기술 및 설비를 제공해 왔다.
2중그룹의 공시내용 |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