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장기 연휴 이후 중국 증시가 3일 연속 상승한 것은 ‘중국판 양적완화’와 함께 투자자 자신감 회복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진행된 조사에서 증시 투자자 자신감지수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그간 시장을 짖눌렀던 공포에 가까운 투자심리가 크게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주(10월 12-16일) 첫 거래일인 12일에도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1% 상승한 3282.0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1-7일까지의 휴장 이후 8일과 9일 각각 2.97%, 1.25%씩 상승한 데 이어 3일째 상승한 것이다.
증시가 모처럼의 상승랠리를 연출한 데에는 중국 당국이 신용대출자산 담보 재대출 시범지역을 확대하면서 유동성 공급을 강화한 데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대출자산 담보 재대출 시범 지역을 베이징·상하이·톈진(天津)·랴오닝(遼寧)·장쑤(江蘇)·후베이(湖北)·쓰촨(四川)·산시(陝西)··충칭(重慶) 등 9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산둥(山東)과 광둥(廣東) 지역에서만 재대출이 시범적으로 허용돼왔다.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면 해당 지역 인민은행 지점이 관할 지방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자산등급을 평가한 뒤 이를 기준으로 ‘재대출 적격 저당물’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올 들어 현재까지 광둥성 신용대출자산 담보 재대출 규모는 50억 위안으로 집계됐으며, 산둥성도 비슷한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9개 지역이 추가되면서 올 한해 중국 신용대출자산 담보 재대출 규모는 최대 500억 위안(약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 당국이 양적완화쪽으로 통화운영의 방향을 전환하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투자자들의 투자 자신감이 살아난 것 또한 중요한 호재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증권투자자보호기금공사(투자자보호기금)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중국 증시 투자자 자신감지수가 전월 대비 24.2% 상승하며 51.3을 기록, 향후 증시를 낙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는 전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장세낙관지수와 반등지수·하락저항지수가 각각 51.9, 49.1, 57.1로 나타났으며, 3개 항목 중 장세낙관지수는 전월 대비 35.9% 상승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향후 1개월래 상하이종합지수의 향방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서 ‘오른다’ ‘현재 수준 유지’ ‘하락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19.5%, 47.5%, 21.7%를 차지했고, 향후 3개월 이내의 장세에 대해서는 ‘오른다’ ‘현재 수준 유지’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각각 28.2%, 37.9%, 20.0%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주가가 합리적 구간에 진입했다는 응답자들이 늘어나면서 9월 주식평가지수는 전월 대비 7.9p 상승한 49.5를 기록했다.
투자자보호기금은 “장외 불법 신용자금 처리작업이 막바지에 돌입하고 위안화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며 최근 A주 하락 동력이 약해진 가운데 투자자 자신감 또한 크게 제고되었다”며 “주가가 합리적 가격을 회복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4분기 증시에 낙관적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남방펀드(南方基金) 수석 애널리스트 양더룽(楊德龍)은 3분기 A주가 폭락하면서 많은 종목들의 주가가 50% 이상 하락했고, 매도를 외치던 투자자들은 이미 보유 주식을 대부분 처분한 상태라 시장의 추가 하락 압력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양더룽은 “3분기 존재했던 많은 악재요인들이 점차 해소되고, 장외 불법 자금 청산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디레버리징 과정 또한 거의 끝났다”면서 “더불어 위안화 환율 부담 완화·9월 공식 구매자관리지수(PMI) 소폭 반등·투자자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증시 반등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