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매파 발언..성장률 전망치 소폭 하락 그치나
[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연이은 매파적 발언으로 연내 추가 인하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인하 소수의견 출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관심은 기준금리 결정보다 올해와 내년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수정 여부에 쏠려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8%에서 최대 0.2%포인트 하향 조정되거나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내년 전망치 또한 기존 3.3%에서 3%대를 유지할지가 관심이다.
15일 한은 금통위는 10월 기준금리 결정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개월 연속 현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이후 총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0bp(1%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앞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과 수출 등 경제 성장 부진에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하지만 최근 이 총재가 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만장일치 동결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이다. 이 총재는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았으니 한국 금리를 내리라는 그런 주장과 생각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또한 그는 지난 10일 페루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재무장관·총재회의 기자간담회에서 "올 3분기 성장률이 기존에 전망했던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 7월 제시한 올 3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1.1%였다.
가계부채 급증도 인하 결정에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14일 한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잔액은 전월 대비 6조3000억원 증가한 6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1월 이래 역대 최고치다.
이에 이날 발표될 수정경제전망 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총재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불확실한 대외환경과 미진한 성장세를 고려,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6일 한국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2.7%로 낮췄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지난달 30일 올해 세계 무역 성장률을 기존 3.3%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주된 성장동력인 수출 악화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이에 연내는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추가 인하 기대가 완전히 소멸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박동진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이 총재의 매파적 성향을 볼 때 연내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다는 측면에서 금리 인하 요구는 계속될 것"이라며 "올 성장률이 2%중반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고려하면 한은 전망치도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잠시 후 오전 11시 20분부터는 이 총재가 기자설명회를 통해 이번 금리 동결의 배경, 만장일치 여부와 대내외 경기판단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오후 1시 15분에는 수정경제전망자료를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등 주요 전망치와 판단근거를 발표한다. 한은 수정경제전망 발표는 이날 2시부터 시작되는 민방위훈련에 따라 평상시 발표보다 15분 앞당겨졌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