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부양책 실시할 경우 BOC 금리인하 압박 줄어
[뉴스핌=김성수 기자] 캐나다 총선에서 자유당이 압승, 10년 만에 보수당집권 체제가 교체된다.
정권교체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캐나다달러(루니화) 가치가 10년래 최저를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은 자유당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라 루니가 점차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캐나다선거관리위원회(Elections Canada)에 따르면 83.59%의 개표가 진행된 시점에서 자유당은 39.9%의 득표율을 획득하며 186석을 차지했다. 현 집권당인 보수당은 현재까지 득표율 32.1%에 의석 수는 10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진보당(NDP)은 19.1%의 득표로 39석을 얻었다.
이에 따라 캐나다달러 가치는 런던 외환시장에서 달러 당 1.3040캐나다달러로 떨어지며 10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정권 교체 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데다, 캐나다의 주요 수출 품목인 유가가 하락한 것도 부정적 재료였다.
최근 5년간 달러/캐나다달러 환율 추이 <출처=블룸버그통신> |
캐나다 임페리얼 뱅크 오브 커머스(CIBC)의 바이판 라이 외환전략 디렉터는 "투자자들이 캐나다 정권 변화에 조심스럽게 반응하고 있다"며 "향후 캐나다 재정 운용계획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토론토 도미니언 은행의 데이비드 털크 캐나다 거시경제 부문 수석 전략가는 "정부 역할은 선거활동과는 또 다르기 때문에 시장의 우려도 그만큼 높아지게 마련"이라며 "캐나다달러 가치가 내일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캐나다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오는 21일 캐나다중앙은행이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발표하는데, 자유당이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할 경우 금리인하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캐나다달러가 소폭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캐나다 정부가 재정정책을 실시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재정 적자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캐나다 경제에 이득이라는 분석이다.
애버리 셴펠드 CIBC 월드 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유당이 추가적인 재정 부양책을 실시할 경우 캐나다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부담감이 덜어질 수도 있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반영했던 단기 금리가 반등하면서 캐나다달러를 지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캠브리지 글로벌 페이먼트의 칼 샤모타 외환 리서치 및 전략 부문 디렉터는 "캐나다에서 재정 부양책을 실시해 재정 적자가 발생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캐나다 재정상태에 부정적이겠으나 경제 전반에는 긍정적"이라며 "캐나다달러가 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쥐스탱 트뤼도가 이끄는 캐나다 자유당은 이번 총선의 주요 공약으로 재정지출 확대와 부자세 인상, 마리화나 합법화, 난민 수용 확대, 선거시스템 개혁 등을 제시했다.
트뤼도는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인프라 투자 등을 감행해 경기 활성화를 도모하고, 연 소득 20만달러 이상의 상위 1% 부자에 대한 세금을 4% 늘리고 대신 중산층(연 소득 4만4701~8만9401달러)에 대한 세금은 1.5% 줄이기로 약속했다. 이는 기존의 보수당의 경제 정책과 확연히 다른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