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등 성장 타격…5년 내 재정적자 1조달러 이를 것
[뉴스핌=김성수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들은 정부 지출을 조절하지 않을 경우 5년 내 재정이 바닥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 지역에서의 정치적 혼란과 유가 하락으로 인해 사우디를 비롯한 석유수출국들이 정부 지출안을 시급히 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IMF는 22일(미국 현지시각) '중동과 지역아시아 지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석유수출국들의 재정적자 수준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2.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종주국 사우디는 재정적자가 21.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 정부는 유가 급락으로 2007년 이래 처음으로 국채를 발행하고 있다. 지난 8월 순외화자산은 6545억달러로 2년여 만에 최저치로 급감했다.
IMF는 유가가 지난해 6월 수준에서 반토막으로 떨어지면서 원유 수출국가의 성장 동력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와 리비아 시리아 예멘에서 내전 등 중동 정치적 갈등으로 지역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경기 심리를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중동 북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MENAP) 지역은 올해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5월 전망치 3.0%에서 0.5%포인트(p)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 2.7% 성장한 바 있다.
OPEC 회원국인 사우디와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등은 유가 하락으로 극심한 세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다만 OPEC은 업계 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감산을 거부하고 있다.
IMF는 이 같은 상황에서 사우디가 아직 대규모 인프라 사업과 사회 복지를 크게 줄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14년 2%에서 내년에 17%로 뛸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또 유가가 현재 수준에 머물고 경제 개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않으면 중동 원유 수출국들은 5년 내 재정 적자가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유가가 원유 수출국 재정균형에 미치는 영향(각국 GDP 대비 % 비중) <출처=IMF 보고서>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