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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최경환 부총리, 인사 영향력에 관가 '술렁'

기사입력 : 2015년10월29일 09:18

최종수정 : 2015년10월29일 10:49

기재부 출신 타부처 요직 접수...대구고 인맥도 논란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28일 오후 2시 38분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정경환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인사 영향력이 거침없다. 최근 정부 부처 인사에서 기재부 출신이 약진하면서 실세 부총리의 존재감에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19일 단행된 부분 개각에서 강호인 전 조달청장이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됐다. 그야말로 깜짝 인사였다. 강 내정자는 경제기획원에서 시작해, 기재부에서 공공정책국장과 차관보를 지낸 경제관료지만 국토부와는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 이에 관가에서는 강 내정자와 최 부총리의 관계에 주목했다. 두 사람은 대구경북(TK) 출신으로, 옛 경제기획원(EPB)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연세대 동문이라는 끈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같은 날 인사에서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옮겨 갔다. 방 차관이 빠져 나가면서 자연스레 기재부 고위직에 한 자리 여유가 생겼다. 송언석 예산실장이 2차관으로 승진하고 이어  박춘섭 예산총괄심의관이 예산실장으로, 구윤철 사회예산심의관이 예산총괄심의관으로, 사회예산심의관에 안일환 대변인이 연쇄적으로 이동했다. 이는 사실상 내부 승진이어서 인사 적체로 몸살을 앓던 기재부가 숨통을 트게 된 것이다.

앞서 최 부총리는 지난해 취임 초기에도 기재부 민원(?)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말로만 듣던 '실세'의 힘을 눈 앞에 시현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정부 고위직 인사에서 추경호 기재부 1차관이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으로, 이석준 기재부 2차관이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으로 각각 이동했다.

이번에도 국토교통부 2차관에 기재부 출신인 홍남기 청와대 기획비서관이 내정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바, 실세 부총리답게 취임부터 퇴임 직전까지 기재부 민원 처리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다만, 최 부총리의 이 같은 행보에 기재부에선 환호성을 보낼지 모르지만, 타부처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그만큼 자신들의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최 부총리의 자기사람 심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홍남기 청와대 기획비서관이 국토부 2차관으로 내정된 사실이 알려지자 국토교통부 노조는 "강호인 장관 내정자에 이어 2차관으로 또다시 기재부 출신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데, 국토부는 '기재부 2중대'가 아니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기재부가 원래 인사 적체가 심한 데다 전임 현오석 부총리 때는 승진 인사 한 번 없었다"며 "(최 부총리가) 그런 걸 풀고 있는 걸텐데, (그래도) 너무 많이 푸는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의 인맥은 그의 모교인 대구고와 대구경북(TK)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습이다.

이번 기재부 예산실 인사에서 예산총괄심의관으로 사실상 승진한 구윤철 사회예산심의관이 대구 출신이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도 대구 출신이다. 3사관학교 출신으로 처음 합참의장에 오른 이순진 대장과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 그리고 이완수 감사원 사무총장 등은 대구고 출신이다.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과 인사문제로 충돌한 홍완선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은 최 부총리와 대구고 동기동창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인연

이 같은 대구고 인맥은 국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지난달 15일 기재부 국감에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경제부총리, 국세청장, 서울지검장 등이 모두 대구고 출신인데 이것이 과연 우연의 결과인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대구고 졸업생이 5만, 6만명 되고, 대구고 뿐만 아니라 경기고, 경북고, 서울고, 경복고 출신은 훨씬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하고 있다”며 “자꾸 그렇게 의심하는 것은 굉장히 논리의 비약이다. 너무 그렇게 음모론적으로만 보실 게 아니다”고 답했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이 지난 2월 취임하자 '최 부총리발 낙하산'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 회장이 대통령 경제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최 부총리가 보좌관으로 근무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외환위기의 실상을 축소보고해 환란을 초래했다'는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되자 최 부총리가 구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최 부총리가 중소기업진흥공단을 상대로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일했던 인턴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정부 부처 한 관계자는 "실세는 실센가 보다"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한편, 최 부총리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경제는 저 말고도 잘 하실 분들이 많다"며 사실상 내년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12월 초쯤 최 부총리가 사퇴할 것으로 보고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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