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성장률 1%P 떨어지면 한국 최대 0.6%P 둔화 예상
[뉴스핌=정경환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KDI는 9일 내놓은 '최근 중국경제 불안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경제는 과잉투자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는 상당 기간 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만일 이 과정에서 중국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확대시키면서 전반적인 성장세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한국개발연구원> |
KDI에 따르면, 중국경제 불안의 배경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실시된 경기부양정책의 부작용으로 누적된 과잉투자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경기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은 금융위기 기간 중 대규모 재정확대와 완화적 통화정책을 실시함으로써 세계경제 위기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기업 및 가계부문을 중심으로 신용이 급속하게 팽창했다. 그 결과 중국의 GDP 대비 투자비중이 50% 수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가운데 실제 총수요는 잠재수준에도 미치지 못함에 따라 기업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과잉투자의 부작용이 심화됐다. 2013~2014년 실제 세계경제 성장률(선진국 1.4%, 신흥국 4.8%)은 잠재성장률(선진국 1.5%, 신흥국 5.5%)을 하회, 세계경제가 마이너스 총산출갭 상태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과잉투자의 부작용은 석유·석탄 및 화학, 금속, 건설 및 기계 산업 등에 누적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KDI는 "아직까지 경기대응을 위한 중국정부의 정책수단이 유효한 것으로 판단되나, 경착륙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이 재정 및 통화 정책을 현 수준보다 완화적으로 운용할 여지가 있고, 외환보유액(3조5000억달러 내외)도 충분한 것으로 사료되지만, 위안화 환율이 신축적으로 조정되지 못하면서 중국경제에 대한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미국 금리인상 등 외부 충격이 중국 및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둔화를 촉발시킬 가능성도 상존한다.
KDI는 "중국 내 취약산업의 구조조정은 항공, 전기 및 전자기기, 기계, 수송장비, 화학 산업 등 우리 주력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 경제성장률이 1.0%p 하락하는 충격이 발생하는 경우 직⋅간접적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0.2~0.6%p 정도 둔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단기적으로 거시경제 안정을 유지하고 금융건전성을 제고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외부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내부의 유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KDI는 "수급여건에 기초한 환율 조정은 대외 충격에 대한 1차적 완충 기제이므로 환율의 신축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아울러 대외 신인도 유지를 위한 재정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가운데 경기 및 인플레이션 등 우리의 경제상황을 감안한 통화정책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실기업 정리를 촉진하고 가계부채 급증세를 제어해 우리 내부의 금융건전성을 제고함으로써 부정적 외부 충격이 우리 경제에서 확산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공공부문 효율성 향상 등을 위한 구조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우리 내부의 유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