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철근 협상 이달 말부터 돌입…차강판은 4분기도 결론 못내
[뉴스핌=조인영 기자] 자동차강판과 철근 등 철강업계의 주요 제품 가격 협상이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들과 자동차업계의 4분기 차강판 협상은 5개월이 넘어가도록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하락, 일본 철강사들의 가격 인하 등을 이유로 국내 철강사들에게 톤(t)당 10만원 이상의 단가 하락을 요구하고 있으나, 철강사들은 t당 5~6만원 수준도 감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철강사 관계자는 "자동차강판은 통상 일본 철강사들의 타결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토요타자동차와 신일본제철 등의 철강사들이 차강판 가격을 t당 5600엔(6만원) 인하하면서 국내에서도 그 수준이 적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강판 가격이 인하되면 그만큼 철강사들에게는 부담이지만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도 하락세여서 인하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철광석(63.5% Fe, CFR N.China) 가격은 11월 기준 t당 46.2 달러 수준으로, 종전 대비 5.5% 떨어졌다. 12월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중국의 메탈 수요가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내년 역시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영향 등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에서 한 작업자가 용광로의 불순물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제강사들은 올해 아파트 분양 급증 등으로 국내 수요가 늘어나면서 철근값 인상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원재료인 스크랩(고철) 가격이 떨어진 점 등을 이유로 인하 요인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27일 새로 선출된 신현수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회장은 "내년 1분기 가격 협상은 오는 20일 이후부터 진행될 예정"이라며 "철근 수급상황과 원자재 가격 등을 미루어 볼 때 인하 요인이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강사 한 관계자는 "겨울철 비수기에 돌입한데다 스크랩 가격도 약세여서 건설사들이 인하를 주장한다"며 "우리는 이미 한계까지 도달했으며, 겨울철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더 이상의 인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올해 들어 철근 가격은 1분기 65만5000원에서 2·3분기엔 60만원으로 떨어진 뒤 4분기에는 그 보다 1만5000원 떨어진 58만5000원을 기록했다. 1년 새 7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주요 원자재인 스크랩(중량A) 가격은 국산의 경우 16만원, 미국 16만2000원, 일본 12만6000원 수준이다. 국산은 전월 대비 22% 가량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