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대회 2500명 참석.."한투·미래에 매각 반대"
[뉴스핌=김양섭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이하 대우증권) 인수의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가운데 대우증권 안팎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우증권 노동조합측은 '실사 저지' 등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마감된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높은 가격을 써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력한 인수후보로 부상했다.
이에 대해 대우 직원들은 매각 이후 구조조정 가능성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지점에서 영업을 담당하는 직원 A씨는 "(미래에셋이 되면) 구조조정할 게 뻔하다"면서 "직원들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한투로의 매각같은데, 사실 거기서 거기다. 나중에 매각되면 위로금이나 많이 줬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노조측은 실력행사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미래와 한투는 인수금융 방식으로 대우를 인수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실사 저지 등 합법적인 선에서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측이 지지한 인수 후보는 KB금융이다. 다만 ▲합병이후 고용보장 ▲독립경영 보장 ▲정당한 보상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조건은 '독립경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단순히 인력 구조조정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LBO(Leveraged Buy Out)방식으로 매각될 경우, 이득을 보는 것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일 뿐, 소액주주 및 채권단, 고객, 대우증권 직원 모두 피해를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LBO는 주로 무자본 M&A에 사용되는 회사 인수기법으로서 인수대상회사의 자산으로 인수대금을 지불하는 지극히 부도덕한 회사 인수기법이며, 이는 결국 회사, 주주, 고객 및 직원 들의 손해 및 피해로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산업은행이 법적논란이 있는 LBO라는 악의적인 구조를 용인해 미래에셋증권에게 대우증권을 판다면 산업은행이 매각대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미래에셋증권이 빌린 금액만큼 대우증권의 내부 현금을 횡령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직원 B씨는 "노조가 그렇게 한다고 막을 수 있겠냐"면서 "눈치빠른 친구들은 이직을 알아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주 토요일 결의대회할때 참석 안하면 부서내에서 욕먹는 분위기였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참석 안하는 사람도 있긴 있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우증권의 한 PB는 "한투나 미래에셋이나 어디로 가도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소수이긴 하지만 해외 네트워크 확장 차원에서 미래에셋을 좋게 보는 시각도 조금 있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매각은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도 아니고, 변화에 대한 각오는 다들 하자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지난 19일 결의대회에는 직원 2500여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임직원은 2961명이다. 노조측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인수를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산업은행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미래에셋 또는 한투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 추후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동원해 우성협상대상자 선정 취소를 주장할 것"이라면서 "회사 내에서 실시될 본 실사를 원천 봉쇄할 예정이며, 이후 최악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임금협상이 결렬될 경우, 전 조합원의 총파업 투표를 통해 총파업 등 적법한 쟁의 행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1일 마감한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 KB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 참여했다. 우선협상자는 오는 24일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DB대우증권 본사의 모습. <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