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가계 경제상황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주택구입 등에 따른 대출로 가계빚은 역대 최대규모를 경신한 반면 운용한 자금은 주가급락 등에 손실만 키웠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3분기중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3분기(7~9월)중 부채는 40조6870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중 대출금이 38조5290억원 증가하면서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예금취급기관의 1년이상 장기대출금액이 20조28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세를 보인 지난 4분기(20조404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증가세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란 일반가계와 소규모 개인사업자와 소비자단체, 자선·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학술단체 등 가계에 봉사하는 민간 비영리단체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자료=한국은행> |
이에 따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3분기말 부채잔액도 1385조52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4분기 이후 사상 최대치다. 이중 대출금이 1286조713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은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사태 이후 정부의 소비촉진책에 소비지출이 증가한데다 주택구입 등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3080조5310억원으로 전분기(3057조1640억원) 대비 0.8%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초저금리속에 주식과 채권 등 투자에 나섰음에도 주가하락과 회사채시장 위기 등으로 손실을 본 때문이다.
코스피는 6월말 현재 2074.2포인트에서 9월말 1962.8포인트로 떨어졌었다. 또 조선업체 등 경기부진에 채권금리 하락속에서도 회사채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었다.
실제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3분기중 채권에 6조6700억원을, 주식 및 펀드 자금인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에 13조637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반면 시가평가 등이 반영된 투자잔액을 보면 채권은 2분기 179조8370억원에서 3분기 172조9770억원으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625조8510억원에서 615조5780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채권쪽에서는 특히 회사채(2분기 2860억원→3분기 1조5080억원)에서 투자규모를 늘렸음에도 투자손실(잔액기준 2분기 35조2230억원→3분기 33조9800억원)이 컸다. 또 ELS등 주가연계상품인 파생결합증권에서도 투자손실(15조9270억원→7조5150억원)이 지속됐다.
이에 따라 자금 운용에서 조달을 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차액도 20조1980억원을 기록해 지난 1분기(29조5510억원) 이후 6개월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문소상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금융기관 장기차입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이 늘었고, 자금운용면에서는 예금과 보험 및 연금을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가계 경제규모가 쪼그라들었다는 표현은 과한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9월말 현재 총 금융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1.2% 증가한 1경4642억원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