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원대 부영그룹에 매각...삼성자산운용 등 계열사 연쇄이동할 듯
[뉴스핌=전선형 이동훈 백현지 기자]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서초사옥 이전이 본격화됐다. 삼성생명이 태평로 본사를 부영에 매각키로 하면서, 삼성자산운용, 삼성화재 등 계열사들의 서초사옥 이동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삼성생명 태평로 본사. <사진=삼성생명> |
8일 삼성생명 측은 이날 부영그룹과 서울 세종대로(옛 태평로)에 있는 본관 사옥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3분기 중 최종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각가는 5000억원대 후반대다.
삼성생명은 그간 삼성그룹의 사업구조개편에 따라 서초사옥으로 이전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과 본사 매각을 위한 협상을 벌인 바 있다.
삼성생명 태평로 본사는 1984년 준공됐으며 지하 5층, 지상 25층, 연면적 8만7000㎡ 규모다. 이 중 삼성생명은 약 72%를 사용하고 있고, 관계사가 12%, 외부 임차인인 15.6%를 사용중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 이사회를 통해 계약을 완료했다”며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관련 부서 외에 아무도 몰랐을 정도로, 비밀에 부친 사안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초사옥 이사 계획은 정확히 정해진 게 없다”며 “대규모의 사무공간 확보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관계사와의 협의 등 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전 검토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생명 본사를 인수하게 된 부영그룹은 재계 19위(2015년 기준)로 지주사인 부영과 16개 계열사를 둔 중견기업이다.
부영은 삼성생명 본사를 임대용 건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부영 본사는 현재 삼성생명 본사 바로 뒤편에 위치해 있다.
부영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이날 태평로 삼성생명 본사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향후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임대용도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생명 본사 매각을 계기로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의 삼성금융계열사 서초사옥 이동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 100%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삼성생명과 함께 하반기 서초사옥 행이 유력해졌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생명 본사 2개 층을 사용 중이다. 삼성화재도 최근 서울 을지로 본사 건물 임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서초사옥 이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서초사옥 이전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확정되더라도 삼성생명의 이전이 정해진 후일 것 같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