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신행 전 장관 "소명절차 없는 인재영입 철회는 인격살인"
[뉴스핌=박현영 기자] 새 정치를 하겠다며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중인 안철수 의원이 인재영입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와 섣부름으로 인해 안풍(安風)이 역풍(逆風)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국민의당은 지난 8일 5명을 영입한다고 발표했다가 허신행 전 농림부장관(74)과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75), 한승철 전 검사장(53) 3명의 영입을 3시간 만에 취소했다. 이들이 과거 비리 등 도덕성 문제에 연루됐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 <사진=뉴스핌DB> |
한 정치권 관계자는 12일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가 났으니 영입한 것인데 입당을 바로 번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창당 과정에서 인재를 아깝게 여겨야 하는데 이렇게 영입을 취소하면 다른 인사들이 안철수 신당에 입당하는 걸 주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않으면 안풍(安風)이 오히려 역풍(逆風)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인재 영입을 몇 시간 만에 철회하는 행태가 반복될 경우 국민의당이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당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창권 한길리서치 대표도 "2시간 반 만에 (입당 취소를) 했다는 것은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누가 추천해 준다고 하더라도 결정할 때는 여론을 듣고 구체적으로 생각해서 결정해야 하는데 급하다 보니까 너무 단발마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주변 사람들과) 같이 상의해서 합리적으로 인선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여야의 인재영입 논란에 대해서도 "야구 경기나 공연이 신통치 않으면 입장료를 돌려달라고 한다. 정치가 그런 꼴이다.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회가) 여야 할 것 없이 (이익을 위해 충돌하고 있으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허신행 전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당이 갑작스럽게 인재 영입을 철회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허 전 장관은 "안 의원과 국민의당은 소명절차도 없는 졸속 영입 취소로 제게 씻을 수 없는 인격살인을 받게 한 데 대해 정식 사과하라"고 말했다.
또한 "안 의원이 '배려가 있는 나라, 실패한 사람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죄 없는 저 같은 사람을 영입한 뒤 배려는 커녕 여론의 지탄을 받도록 한 것은 갑질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박현영 기자 (young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