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등, 건설사와 1분기 공급가 52만5000원 합의..원자재값 하락ㆍ비수기 영향
[뉴스핌=조인영 기자] 올 1분기 제강사의 건설사 철근 공급가격이 전분기 보다 6만원 내린 52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대한제강 등 주요 제강사의 철근 판매가격은 1년새 13만원이나 하락,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철근 <사진=동국제강> |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제강사 관계자들은 전날 오후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와 협상을 갖고, 올 1분기 t당 52만5000원에 철근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건자회 관계자는 "원가구조상 인하폭이 더 있어야하지만 건설사와 제강사 모두 한 발씩 양보해 예상보다 빨리 해결방안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철근 공급가격은 작년 4분기(58만5000원) 보다 6만원 하락한 것으로,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 약세 및 계절적 비수기, 수입재 공습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제강사와 건자회는 지난 12월 첫 협상테이블을 가진 뒤 최근까지 세 차례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당초 건자회는 원가구조상 4분기 철근 기준가가 너무 높다며 t당 6만원 이상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유통가격과 비교했을 때 가격차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제강사들은 철근가 인하에 대해선 수긍하면서도 건설사들이 주장하는 인하폭은 감내하기 힘들다며 반대해왔다.
그러나 최근 원재료인 스크랩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는데다 철근 유통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양측은 1분기 기준가격을 먼저 세우는데 합의했다.
실제 국내 철근(SD400, 10mm) 유통 가격은 이달 셋째주 기준 48만원으로 전주 보다 1만원(2%) 떨어졌다. 중국 등 수입산은 40만5000원으로 이들 가격차는 10만원 가까이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수입산 가격이 국산 가격 인하를 주도하고 있어, 수입재로 인한 철근 시장 혼란이 가중돼왔다.
지난해 철근 수입량은 112만1621t으로 이중 중국산이 98만9853t에 달했다. 2014년 전체 수입량은 65만9599t, 중국산이 57만6526t인 것과 비교하면 2배나 늘어난 수치다.
스크랩 가격 상황도 좋지 않다. 현재 전국 철스크랩 평균 가격은 t당 15만5000원(중량A)으로 20만원대를 나타내던 지난해 상반기 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경량A 등 철스크랩 평균가도 13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철근 출고가격은 작년 1분기 65만5000원에서 2·3분기엔 60만원으로 떨어진 뒤 4분기에는 그보다 1만5000원 떨어진 58만5000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까지 13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제강사들은 이번 철근가격이 합의된 데 안도하는 한편, 예상 보다 큰 인하폭 결정으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통상 1·2월이 최대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당장의 수요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제강사의 한 관계자는 "수입재 공습으로 인한 시장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타결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기준가가 형성되면서 향후 예측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3월 이후부터는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스크랩 가격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철근과 스크랩 가격은 각각 4분기 대비 2만원, 1만5000원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최근 스크랩 가격이 이달 초를 바닥으로 강보합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철근 유통가가 향후 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국내 철근 생산량은 2015년(11월 누계) 899만t이며, 2014년에는 937만t을 생산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